차근차근 올라가다

화엄사, 오르막과 내리막

by 문수인


남편과 화엄사에 다녀왔다. 지리산의 단풍과 장엄한 사찰의 조화가 절경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음이 경건해지며, 엉킨 실타래 같던 생각이 자연스레 풀리는 듯했다.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에 한 순간에 매혹되었다. 지금 밟고 있는 땅의 감각조차 꿈처럼 멀어졌다.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을 보면 몽롱해질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그 흐릿한 의식은 기분 좋은 낯설음이었다. 묘한 해방감이 들었다.


큰 사찰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보니,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반복해서 마주했다. 길을 올라갈 때는 숨만 가쁘게 뛰고, 발걸음도, 시간도 느려지는 듯했다. 힘겨운 호흡을 뱉으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길을 올랐다. 반면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보다 두 배는 더 빨리 걸음을 내디뎠다. 걸을 때마다 낙엽이 바스락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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