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by 문수인


저마다의 흔적이

한 곳으로 모여지는 곳

그곳은 거대한 운동장 같기도 했고

땅속 깊이

뿌리를 새긴 나무들의 집이기도 했다

그곳의 세상에도

생명의 끝이 보이는 늙은이부터

이제 갓 태어난 아기까지

모두 모여 있는데

누가 누구를 안아주는 것인지는

분간할 수 없었다

코앞에 닥친 죽음에

너 나 할 거 없이

서로의 존재를 껴안았다

흔들거리는 지붕 사이로

전등이 비출 때마다

그들은 서로를 더 열렬히 안았다

마지막일지도 모를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면서

마지막이었던

서로의 흔적을 기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