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고야 말았다. 이런 몸무게는 내 생에 처음이었다. 몸이 무겁고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을 느끼면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헬스장에 덜컥 등록하자니, 지금까지 경험을 떠올렸을 때 열심히 다닌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망설여졌다. 반면에 운동장 도는 일은 두세 달 꾸준히 운동한 적이 몇 번 있다. 체계적인 운동보다, 같은 길을 반복해 걷는 게 내게는 더 잘 맞는지도 모르겠다.
어제부터 남편과 저녁 먹은 후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걷고 있다. 운동장에는 따로 또 같이 걷는 발걸음들이 모여 있었다. 30명 남짓의 사람들이 곡선의 트랙 라인을 따라 걷고 있었고,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두 명의 아이가 농구대 앞에서 농구를 하고 있었다. 어제는 초등학생 두 명이 번갈아 가며 축구대 앞에서 골을 넣고 있었는데, 열심히 뛰어노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나왔다. 온전히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아이들이 햇빛에 반짝이는 녹음처럼 보였다. 그들은 생기가 가득 머금은 채, 스스로 존재를 빛내고 있었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나.
내 젊음이 스스로 빛났던 적이 있나.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저들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잠시 푸른 나무가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을.
그렇게 나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면서 여러 바퀴 반복하며 돌았다. 한참을 생각에 빠진 후 같이 돌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데 떠난 사람들의 빈자리에 또 다른 누군가 와서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사람들은 마치 닿지 못할 도착점을 향해 나아가는 점근선 위를 걷는 존재처럼 보였다. 그리고 깨달았다. 사람들과 따로 또 같이 걸어가는 게 위로가 되면서, 함께 한다는 자체가 운동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함께 한다는 것의 안정감이 내게 깊이 느껴지는 것 같다.
삶의 종착지에 도달한다는 것.
그건 결코 불가능한 일이라 느꼈다. 지금 이 길을 걷는 사람들처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라고 위로하면서 지냈다. 하지만 운동을 스스로 마무리하면서, 종착지는 이미 정해진 곳을 찾는 게 아니라, 내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물음이 생겼다.
나는 얼마나 더 달려야, 비로소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