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페퍼민트 향 맡는 법 알고 있어요?”
수업이 끝난 후, 데스크에서 결제를 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내게 물었다. 코를 가까이 대고 맡는 것이 아니니까 선생님이 물어보셨겠지, 생각하고 나는 손으로 부채질하며 우스꽝스럽게 냄새를 맡으며 되물었다.
“페퍼민트 향 맡는 방법이 따로 있어요?”
“네. 저도 방금 알았는데 잎을 손으로 문지르면 향이 나요. 원예 선생님이 알려주셨어요”
페퍼민트에 코를 갖다 댔을 때, 깻잎이랑 흡사한 향이 났는데 잎을 손으로 문지르자 페퍼민트 본연의 향이 물씬 풍겨왔다. 살짝 문질렀을 때 잎 표면에 있는 정유샘이 터지면서 페퍼민트 향이 분출된다고 한다. 순간 무언가에 머리가 쿵 부딪힌 느낌이었다. 잎이 상할까 봐 문지르는 건 생각도 못 했다. 아직도 많은 편견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편협한 지식으로 모든 것을 일반화시키려는 무의식적인 사고였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
요즘 ‘앎’과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오늘 선생님과 나눈 대화로 또 한 번 되짚어보게 됐다.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디까지 알아야 진정하게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삶을 살아왔던 거 아닐까.
모든 존재에 마음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 다정하게 보아야 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붙여진 이름을 안다고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닌데. 모른다는 것을 지각하지 못한 채로 더 알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내 모습이 한심스러웠다.
지금까지 쉽게 불렀던 모든 이름들과 쉽게 잊힌 모든 이름들에 대해 생각했다. 안다고 믿었던 건 고작 지금까지 겪은 경험의 파편과 보고 싶은 대로만 봤던 마음의 부산물이 아니었을까.
작은 사물도 모든 부분을 알기 어려운데, 하물며 사람을 안다고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은 얼마나 교만한 일인지를 깨닫게 됐다. 한 사람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일은 어쩌면 나 자신을 잃었을 때야말로 가능한 게 아닐까? 어렵고 지난한 일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용기 내어 매 순간 노력하고 싶다.
존재로 위안이 되는 사람이 내 곁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