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여름, 전부의 마음

<아무튼, 여름>을 읽고

by 문수인


좋아하는 계절을 물으면 늘 ‘겨울’이라 답했다. 차가운 공기를 길게 들이마시고 내쉴 때, 그 순간의 숨이 나를 깨우기 때문이다. 출근길 흡연자가 담배를 태우듯, 겨울 냄새를 태운다. 얼얼해진 감각이 전해올 때마다 취하는 것 같다. 매서운 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온몸에 가시처럼 박히면, 오히려 더 열심히 움직이게 된다.

책 <아무튼 여름>의 작가는,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것만큼 여름을 사랑하는 사람 같았다.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이번 여름, 나는 조금 달라졌다. 여름을 사랑하는 작가님 덕분에, 다정한 눈으로 여름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다.

감사 일기처럼 여름에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매미 소리 듣기. 수박. 복숭아. 자두. 참외. 포도. 블루베리 …… 그렇게 적다 보니, 이미 여름을 좋아하고 있었다.

절반밖에 남지 않은 여름을 무사히 보내고 나면, 가을과 가까워지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어쩌면 올해 가을은, 내 마음에 조금 더 오래 머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