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님을 보내며 오늘을 다시 생각하다
배우 이순재 님의 부고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
최근까지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기에 화면 속 내용을 한참 동안 믿을 수 없었다.
그에게 호감이 생긴 건 고등학교 1학년 겨울이었다. 드라마 허준에서 유의태를 연기하던 모습은 어린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대사 “못난 놈”은 지금의 ‘밈’처럼 아이들 사이에서 한동안 큰 유행이기도 했다.
그 이후 그는 나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배우가 되었고, 오랫동안 건강하고 오랜 시간 연기하길 바랐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화면 속 그의 얼굴에도 세월의 흔적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만큼 나의 시간도 함께 흘렀기에 그 깊게 패인 선들 속에서 지난 삶의 무게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특유의 열정으로 세월을 덮을 수 있으리라 믿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왔고 오늘 그 시간이 그에게 닿았다.
정작 그는 이 순간을 볼 수 없지만 지금 이 시간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하며 애도하고 있다. 앞으로 그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하지만, 그의 마지막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삶의 가장 소중한 순간은 결국 ‘오늘’이라는 것. 그리고 어떤 상황 속에 있더라도 이 하루를 가능한 한 성실하고 행복하게 살아내야 한다는 것.
이순재 님의 마지막을 진심으로 애도한다.
그리고 아직 남은 나의 오늘을 기꺼이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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