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스타일은?
보통 타인과 무언가를 함께할 때
제일 중요하고 예민한 부분 중의 하나가 소비방식이다.
특히 여행에서도 아주 중요하고,
스트레스의 요인이 될 때가 많은 부분이
'돈을 쓰는 방식'이다.
여행지에서 이런 유형의 사람을 의외로 종종 보게 된다.
현지에서 먹는 것, 카페, 입장료 같은 경험에는 최대한 돈을 아끼지만
물건은 많이 사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같이 식당에 들어갔는데
“난 안 먹을게.” 혹은 "난 간단하게 빵이나 먹을래 배 안 고파."
그러고는 말과 다르게
상대가 주문한 음식은 나눠먹기도 한다든지
카페에 잠깐 앉자고 하면
“커피는 굳이 안 마셔도 될 것 같은데.”
박물관이나 미술관 입장료를 보면서
“비싸. 그 돈이면 다른 걸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혹은 "난 이런 거 관심 없어"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약간 "돈 아까워"라고 하는 경우를 말한다.
정말 경비가 빡빡해서 그런 경우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행 마지막 날이 되면
가방 안에는 여행에서 구매한 물건들이 꽤 많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이 방식도 나름의 논리가 있다.
여행에서 먹은 음식, 커피, 미술관 등의 경험은
그 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물건은 집에 가져갈 수 있다.
눈에 보이고 오래 남는다.
그래서 어떤 이들에게 여행은
경험보다 ‘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동의가 되기도 하고
스스로도 꽤 합리적인 소비와 똑똑한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문제는 이런 여행 스타일 자체가 아니라
동행의 방식과 다를 때 생긴다.
누군가에게 여행은
현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들어가는 경험일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
“그건 돈 아까워”라는 말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선택이 제한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래, 그럼 나도 안 할게” 하고 넘길 수 있지만
그게 반복되면 여행의 리듬 자체가 달라진다.
여행은 결국 같은 시간을 함께 쓰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누가 맞고 틀린 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경험에 돈을 쓰는 사람도
물건에 돈을 쓰는 사람도
각자의 방식대로 여행을 즐기는 것일 뿐이다.
다만 이런 차이는
미리 알고 가는 것이 훨씬 편하다.
예를 들어
“나는 여행 가면 카페도 많이 가고 미술관도 들어가는 편이야.”
“나는 쇼핑은 좀 하는 대신 먹는 건 간단히 먹는 편이야.”
이 정도만 서로 알고 있어도
현지에서의 갈등은 훨씬 줄어든다.
그리고
여행지에서는
각자 따로 움직이는 것이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누군가는 카페에 가고
누군가는 쇼핑을 하고
다시 만나면 된다.
함께하는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항상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나와 얼마나 가까운 사람인지 보다는
'돈과 시간을 쓰는 방식이 얼마나 비슷한가'와
'다른 부분을 서로 얼마나 조율가능한가'일 수 있다.
비록 여행 스타일이 많이 다를지라도
서로를 배려하며 여행할 수 있으면
그 사람은 최고의 동행일 것이다.
By 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