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해서

Feat.2022 세계 행복지수 리포트

by 스윗스윙

올해 초 읽은 책 중 인상 깊었던 책 중의 하나가 에릭 와이너의 행복의 지도다. 저자가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각 나라의 행복의 기준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생각해 보며 비교해 놓은 책인데 나라마다 기준이 당연히 다를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아 이런 것도 기준이 될 수 있구나! 무릎을 탁 치게 만든 책이었다. 최근 많이 이루어지는 행복에 대한 연구도 전 세계가 GDP와 경제성장률에 연연하는 와중에 부탄이라는 나라에서는 국민들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발언을 하니 도대체 저긴 정체가 뭐야? 해서 시작된 것이라 한다.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느낀 결론은 행복이라는 단어에 연연하고 집착하는 것이 되려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작은 깨달음을 얻은 뭐 그런 책이었는데, 마침 2022년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세계 행복 순위를 발표했길래 이들은 어떻게 기준을 매기었나 호기심에 보고서를 훑어봤다. 2019-2021년 사이의 통계자료를, 그러니까 코로나 시국 때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6가지 지표들을 선정해서 설문 조사한 뒤 이를 바탕으로 행복과의 상관성을 분석을 하였다고 한다. 6가지 지표는 GDP(경제), Social support (복지), Health (건강), Freedom (삶의 선택권), Corruption (부패), Generosity (너그러움)이다. 당연히 나는 영국과 한국에 발을 걸치고 있으므로 두 곳을 얼른 찾아봤는데, 영국은 17위 한국은 59위(헉!)에 랭크되어있다. 영국은 그 위아래 있는 주변국을 보면 서유럽 북유럽들, 고만고만 해서 이해가 갔는데, 한국은 그 위아래 있는 국가들이 그리스, 필리핀, 몰도바 (아, 이 국가 이름을 사실 최근에 처음 들어봤는데 에릭 와이너가 몰도바를 아무래도 거의 행복해질 수 없는, 영혼 없는 디스토피아적인 국가로 묘사해놨다) 인 게 엄청 충격이다. 경제 순위로는 상위권에, 최근에는 선진국 됐다고 G7이니 G8을 해주니 뭐니 말이 나오더만 그건 그거고 정작 사람들은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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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행복의 기준은 나라마다도 다르지만 사람마다도 다르니 일단 나의 기준을 살펴보자면, 일단은 당연히 건강이 우선이고, 그다음이 개인의 자유가 높아야 한다 (는 것을 최근 몇 년 사이에 깨달았다). 다시 말하면 나의 삶을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그런 권한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방종이랑은 아주 다른 개념이다. 솔직히 말하면 자유라는 것을 한국 안에서 살 때는 잘 인지하지 못했는데, 영국에서 살면서 할 일 없을 때마다 내 성향은 왜 비판적이어 왔을까 (부정적?)라는 가끔 생각해 봤을 때 그 억눌린 자유에 대한 표출이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한국 회사에서도 나를 가장 스트레스 받게 한 것이 업무적인 것보다도 퇴근시간이 보장이 안된다는 것이었는데, 퇴근 시간 보장이 안되니 개인 시간이 당연히 없어지고, 항상 피곤하고, 하루 중 절반 이상을 감시당한다는 그런 느낌이 있던 게 답답했던 것 같다 (요즘엔 안 그렇다고 하니 다행이긴 하지만, 불과 5-6년 전까지도 그러했다!) 반대로 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많은 걸 자율에 맡겨주니 처음엔 이러한 방목형 방식에 어떻게 할지를 모르다가, 이 자유를 어느 순간 내가 만끽하고 있는 것을 보니 그동안은 내가 자유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살았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거슬러 곱씹어 보면, 고등학교 때도 10-11시까지 야자하고, 학원 다니고, 대학가서도 취업 준비하느라 스펙 쌓으며, 어떤 근원적 자유를 억압하고 살았던 것이 쭉 습관이 되어서, 그냥 성인이 되어서도 이게 자유인가? 아닌가? 혹은 원래 삶이 그런 것이려니 하고 여기면서, 나이를 먹은 성인이이기도 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으니 당연히 자유가 있다고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자유라는 가치를 깨닫기 전과 깨달은 후를 생각나는 대로 비교해 보자면, 주변의 신경을 별로 안 쓰게 되고, 내 생각을 자연스럽게 더 잘 말할 수 있게 되었고, 당연히 자유가 있으니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졌고, 그러다 보니 좀 사람이 여유가 생기게 되는 식으로 조금씩 마인드가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모든 것엔 억압(?) 받았을 땐 느끼지 않아도 되는 책임감이 많이 따른다. 거기에 덧붙는 생각이 경제적 자유와 정신적 자유는 연관이 크게 있을 것 같은데 은근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물질적 자유는 운 좋으면 달성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는 반면, 정신적인 자유는 절대적 시간이 적용되어 오랫동안 누리고 살았던 여유에서 나오는 짬바와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아 그러고 보니 행복 지표 분석에 사용된 항목 중 하나인 Generosity 너그러움이라는 지표는 정신적 자유로부터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감정?행동?은 아닐까. 자유라는 가치를 우리도 이제야 좀 깨닫고 누려가는 중이니 뭐, 아직 대단한 관대함이라 할꺼까진 없지만. 이곳에서 살며 느끼는 자유로운 생활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가치관이 되고, 그 가치관이 내 삶에 젖어들어 나중엔 우리도 쿨하고 여유로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좀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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