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이 차오른 6월

by 스윗스윙


*국뽕: 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 국수주의·민족주의가 심하며 타민족에 배타적이고 자국만이 최고라고 여기는 행위나 사람을 일컬음. 국가에 대한 자긍심에 과도하게 도취되어 있는, 무조건적으로 한국을 찬양하는 행태를 비꼬는 말. -위키백과-




국뽕이라는 단어 선택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애국심, 자긍심이랑은 약간은 다른 표현의 단어를 찾아봤는데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요새 TV에서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 먹이거나, 한국 문화 체험하게 해서 반응 보고 재밌어하는 것들을 보고 국뽕이라 일컫길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더니 긍정적이라기보다는 뭔가 부정적 어감이 강한 표현이다. 타민족과 문화에 배타적인 것은 아닌데, 뭐라 표현해야 할까...


최근에 손흥민 선수가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남편과 엄청 재미있게 보고 있다. 사실, 엄청난 슈퍼스타이긴 하지만 한국인으로서 영국에 사는 다른 한국인들은 일 말고 뭐하고 놀고, 뭐 먹고 살까, 내가 모르는 한식 맛집이라도 나올까 궁금해서 본 것이 컸다. 의외로 영국에서 먹고살고 있는 모습은 우리네와 비슷했는데, 오히려 손흥민 선수의 정신력과 마인드가 인상적이어서 요즘 자극을 받고 있다. 축구장 가서도 뭔가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었을 때 이름이 전광판에 뜨면, 나도 같은 한국인으로서 괜히 막 뿌듯해지는 마음이 이런 게 국뽕인가 싶었는데, 부정적인 표현이라니...


어쨌든 6월 초에는 손흥민 선수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말고도, BTS 콘서트까지 영국에서 크게 열려서 정말 떠들썩했었다. 한국신문에서 떠들어대고, 런던을 돌아다닐 때, 젊은 애들이 BTS 음악을 크게 틀고 다니는 것을 간혹 본 적은 있었지만 사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K-POP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엄청 많다. 심지어 내가 있는 이 시골(?)에도 BTS, 블랙핑크 등 K-POP에 빠삭한 애들이 종종 있다. 티켓이 없어서 혹은 암표가 천정부지로 치솟아서 콘서트에 못 가는 것을 아쉬워한다.

한국 음식은 물론이다. 10여 개국 이상의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을 차려줘 봤는데, 대부분 그릇까지 밑바닥까지 깨끗하게 비운다. 자주 듣던 표현은 여러 재료들이 하모니를 이룬다고 그랬나...가장 신선했던 건 우연히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시리아 여학생이 한국 음식을 꿰고 있던 것이다, 김치 레시피까지 물어볼 정도다. 도대체 저 친구는 저걸 다 어디서 먹어본 것일까 궁금하다.

K-beauty 또한 유명하다. 한국인들은 어쩌면 그렇게 피부가 silky 하냐 하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메스컴이나 잡지에 한국 화장품이나 피부관리에 대한 것들이 나오나 보다. 그러한 이유에서일까, 시중에서 좋아 보이는 마스크 팩에는 어김없이 'Made in Korea'라고 앞에 크게 쓰여있다. 좀 비싸긴 하지만, 한국산 팩도 구멍가게에서 살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요소들의 이유인지, 한국이라는 국가의 브랜드 밸류가 좀 높아진 덕인지, 웬만한 마트에 가도 한국 음식들이 판다. 런던에서야 워낙 다인종의 메가시티이니 한국산 고추장 라면 등은 기본으로 영국 일반 대형 마트에 팔았는데, 이 시골에도 한국 음식을 팔고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방송이 아니어도 이미 한국 음식의 맛은 이 세계화가 되었다. 비록 제조회사는 처음 들어보는 곳이지만, Korean sauce나 자체적으로 만든 한국 치킨맛 랩이라던가, 김치만두 등을 파는 것을 보니, 새삼 한국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나 싶다. 확실히 나 같은 한국인들이 타지에서 살기 더 좋아졌다.

시간을 거슬러, 10년 전에 유럽을 왔을 때는 (불과 10년 전이기는 하지만, 스마트폰도 없고, 론리플래닛을 들고 종이로 티켓을 모두 뽑아가지고 다니던 시절), 한국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 북한이랑 구분도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심지어 일본이랑 뭐 비슷한 그쪽 나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 음식은 워낙 구하기가 힘드니까, 공수해 간 것들을 귀하게 아껴먹고 또 아껴먹고, 라면 수프까지 안 버리고 챙겼었는데. 지금 내가 이곳에서 누리고 있는 이 한국스러움의 혜택, 정말 격세지감을 실감케 한다.


과거와 다르게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문화에 관심 갖는 사람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그 영향이 알게 모르게 나에게도 미치고 있다. 사실 덕을 본다는 것이 더 적절하겠다. 이렇게 체감되는 위상에 자긍심을 느낄만하다. 누가 그랬던가, 밖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국뽕이라는 말로 얕잡아 표현하기엔, 눈에 보이는 것이 분명하다. 세계 어느 나라나 자기네 나라 잘난 맛에 취하는 사람들은 있다. 한국인 중에 우리 것만 최고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던가, 다만 우리 것도 좋다. 이런저런 이유로 자부심 폭발하던 6월에 끄적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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