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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Jul 06. 2019

Can you speak English?

영국에서 찾은 영어 자신감


Can you speak english? 영어는 공용어다. 사실 여기 와서 알게 된 것이지만, 이 표현은 상황에 따라 인종 차별적 표현이 담겨 있다 한다. 당연히 상대방이 영어를 쓸 줄 안다고 생각하는 우월주의에서 비롯한 표현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실례가 될 수 있는 표현이 될 수 있다. 영미권 사람들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한국말할 줄 아세요?”라고 묻는 느낌이라 하면 적당하려나.                                       


차별이고 뭐고 어쨌든 여긴 영국이니, 토종 한국인으로서 영어로 100프로 일하는 것, 정말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오히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는 아이러니한 현상.

한국에서는 그래도 나름 ‘이공대생치고’ 영어를 잘하는 편이었다 (주변에서). 학창 시절 해리포터에 심취해 있어서 원서 보고 싶은 욕심, 영화 자막 안 보고 보고 싶은 욕심에 영어공부를 재밌게 했는데 그게 좀 도움이 됐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본 한국의 영어교육의 장점을 말하자면,  듣기와 읽기는 주입식(?) 반복 훈련으로 많은 학생의 귀와 눈을 틔워 주는 것 같다. 다년간 반복된 듣기 평가와 직독직해 스킬은 공부할 때 꽤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단어는 얼마나 외웠는지, 내가 고심해서 내뱉은 고급 단어는 심지어 영미권 외 다른 외국인은 잘 모르는 희귀 단어일 때도 (잘 안 쓰는) 종종 있다. 확실히 주입식 반복 훈련은 어느 기준 이상 효과가 분명히 있다. 다만, 내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인 말하기와 쓰기를 덜 배우다 보니, 100% 내 느낌을 못 살려 답답하긴 하다.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디냐 자신감 가지고 살아가는 중이다.

삼성에서 있을 때도 선배들이 영어 실력을 칭찬해주었지만, 그래도 네이티브로 구사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으면 조금 주눅 들곤 했었다. 일부 직원들은 외모만 한국인이지 영어가 더 편한 사람들이라, 평상시에도 영어로 대화하니 그들과 영어로 일처릴 하면 뭔가 긴장되기도 하고 자신감 있게 못 뱉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싶지만 그 당시엔 그랬다. 뭔가 남을 신경 쓰게 되는 분위기 혹은 눈치?

영국은 앵글로색슨족만으로 이루어진 국가라기엔 지금은 세계 여러 나라 외국인이 너무 많아서 나라별로 영어 발음 억양 또 지역별로 그 스타일과 특징이 너무 다양하다. 영국인끼리도 못 알아듣는 말도 있고, 내가 잘 알아듣는 영어 억양을 심지어 못 알아듣는 네이티브들도 있고, 정말 가지각색이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발음 억양 문법이 아니라 ‘의사소통’이라는 것이다. 바디랭귀지 좀 써도, 부족한 건 그림으로 좀 그려서라도 내 의사를 분명하게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면 된다.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으면 그것은 언어로서의 기본적인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일 테니, 결국 영어를 사용할 때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전달력이라는 것을 이곳에서 더 깨닫게 되었다.

소소하게 자신감을 더 얻은 포인트 몇 개. 1) 이들도 a 와 the의 사용을 헷갈려할 때가 있다. 2) 말하거나 글 쓸 때 문법이 틀릴 때가 있다. 3) 대화할 때 어순이 완벽하지 않다 (공식 스피치가 아닌 이상) 4) 아주 천천히 한 단어 한 단어 말하는 유형도 있다 (유창하게 쭉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포인트)


나도 한국어 문법 다 모르는데, 왜 이들은 영문법을 다 알고 말할 것이라 생각했을까? 한국인의 영어 능력, 학창 시절 쌓아온 걸 자신감으로 터트리면 그냥 영어는 먹고 들어 갈 것 같은데.... 갑자기 영어에 쓰는 생애 비용이 안타까워서 써 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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