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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Sep 01. 2019

Mental health 정신건강 관리


Mental health, 말 그대로 정신건강. 학교에서도 간접적으로 느꼈던 것이지만, 영국 여러 기관들에서는 정신 관리를 유독 강조하는 느낌이다. 학교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도 특이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을 하였다. 우울감이나 소외감,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면 (특히 타국에 홀로 있는 유학생들이 많으니) 꼭 상담을 하라하고 긴급연락망을 공유하고, 상담센터와 예약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었는데, 당시에는 왜 그렇게 이걸 강조해서 설명하나 좀 의아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런 상담을 할 정도의 나약한 멘탈을 가진 학생이 얼마나 되겠어라는 생각이 많았다. '한국 학생들은 엄청난 스펙 싸움에, 치열한 경쟁에 눌려있어도 다 꿋꿋이 버티고 사는데 말이지'


신기한 것이 이런 정신건강관리 프로그램은 회사에도 있었다. 남편 회사도 그렇고 내가 다니는 회사도 그렇고 Mental health 정신건강을 담당자가 몇 명 지정이 되어있다. 그 사람들이 특별하게 뭐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 박사는 아니다. 다만, 약간의 코스를 수료하고 임명되는 듯한데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임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솔루션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 회사에는 없는 좀 특이한 제도라서 알아봤는데, 10년 전부터 영국에서는 국민들의 Mental health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뉴스를 보면 우울증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도 굉장히 많다 하고, 근로자 4명 중 1명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출처: https://www.hse.gov.uk/stress/mental-health.htm). '이런 근로환경과 수업환경에서 (학생들 수업 기간이 굉장히 짧음)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다니, 완전 두부 멘탈 아니야? 한국인은 모두 쇳덩이 멘탈인 것인가?'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회사에서 멘탈관리 프로그램을 하는 이유는,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결국엔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업주 입장에서는 근로자를 위해 정신건강 관리를 해줄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인간적인 대접이란 말인가!' 만약 사업주나 파트너 혹은 같은 직장 동료가 나에게 모욕적인 말을 했거나 (한국인 입장에서 그렇게 모욕적인 말도 아니지만...), 비즈니스적으로 비매너적인 행동을 했을 경우 바로 HR에 신고하면 가해자는 바로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 생각보다 너무 엄격해서 놀라긴 했는데, 그러다 보니 뒤에서 흉볼망정 앞에서는 어쨌든 비즈니스 매너를 갖춘 상태로 젠틀하게 상대를 대한다.


한 번은 다른 팀 동료가 나를 불쾌하게 해서 같은 팀 동료에게 불만을 흘러가듯이 말했는데, 이게 바로 라인 매니저에게 전달돼서 상담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이러이러해서 스트레스를 받았어, 짜증 나서 밤에 자기 전에 생각이 나더라니까'라고 한 표현이 아마 알람 신호가 되어서 바로 전달이 된 듯했다. 그냥 불만 한번 툴툴 말하고 잊어버리려고 했던 표현인데, 생각보다 진지하게 일이 처리가 되어서 사실 좀 많이 당황했다. 상담을 했던 사람은, 나에게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받으면 안 된다며, 그렇게 많지도 않았던 나의 스트레스를 진정시켜 주려 했다. 해결되지 않을 경우 추후 솔루션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실 상담 동안 말 몇 마디 주고받은 게 다지만, 분명 심적으로 안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냥 저 사람은 내 동료지 상사도 아니고 '내 일만 하자' 정도로 마인드 컨트롤을 더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그 불쾌하게 한 동료는 다른 곳에서도 컴플레인을 받아서 지금 경고 누적 상태다).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 초반에 진지한 상담과 솔루션을 제안해서 심리 불안을 초반에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옵션으로는 한국에서도 형식적으로 많이 했었던, 하루 한 번 반갑게 인사하기, 팀끼리 티타임 가지기, 만들어 온 빵 자선행사 등이 있다. 그리고 사무실 곳곳에 멘탈 관리를 위한 글들을 곳곳에 붙여 놨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좀 거칠게 한마디로 말하면 '다른 사람의 안줏거리가 되지 말아라, 신경 쓸 필요도 없다. 너는 너 자체로 소중한 사람이니 신경 쓰지 말고 네가 소중한 것을 생각하며 너의 인생을 가면 된다.' 뭐 이런 내용의 글이었다. 사실 이런 문구는 화장실 변기 앞에도 붙어있는 흔한 내용이지만, 사무실 안에 붙여놓으면 내 업무에 바로 적용하게 된다. 신기했다. 남 신경 쓰지 말고, 나를 신경 쓰는데 집중하라니 얼마나 심플한가!


처음에는 요상한 멘탈관리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는데, 직장에서 직원들의 멘탈관리 하는 것을 직접 겪어보니, 집에와서도 회사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날 회사가서 처리해야할 업무가 두렵거나, 마주쳐야할 산더미같은 현실이 초조하거나 두렵지도 않았다. 정말 뭔가 효과가 있는 것일까?

한국인은 영국인들과 비교하자면 무쇠 멘탈이다. 녹혀줄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참고: 영국 멘탈관리관련 정부 공식 홈페이지 (Health and safety executive)

https://www.hse.gov.uk/stress/index.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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