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호][청년] 마이크 청년이 잡으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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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 Y세대, N포 세대에 이어 MZ세대의 시대다. 모두가 청년을 보면 ‘엠-제트(혹은 엠지)’를 외치고 설명하기에 여념이 없다. 저기요, 제가 누군지 아세요? 아니, 엠제트가 도대체 뭔데 그래? 청년만 빼고 모두가 들떠 보인다면 과장일까. 어쨌든 청년 아닌 이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듯하다. 여기 제 얘기를 직접 해보려는 이들이 모였다.

아아- 청년이 청년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1. ‘MZ세대’란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짧게 한 마디

이찬: MZ세대 범위가 너무 넓어서 당사자도 본인이 ‘엠지’인지 모를 것 같다.

또잉: 구리다.

에이: 힙한 이미지가 떠올라서 거리감이 있는 개념이다.

태중: ‘또 시작이군’ 싶다.

야!!!: 줄임말인 줄 알았다. 당황스러움. M이랑 Z구나..

매미: 내가 Z에 들어가도 되나 싶다. 근데 사실 별 관심 없었다.

담담: 광고에서 많이 보는 단어라 마케팅 전략이구나 싶었다.


2. MZ세대 정의 범주(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담담: 아니 그럼, 잘하면 내가 엄마랑 묶일 수도 있었겠네.

매미: M세대랑 Z세대랑 같은 세대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야!!!: 맞다. M세대랑 Z세대랑 주목하는 인생의 핵심 요소가 너무 다른 것 같다. 나는 돈이 너무 없는데, M세대는 자본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상태를 전제한 채로 말하더라.

담담: 우리는 졸업‧취업 이런 쪽이면, M세대는 자가 마련 이런 쪽?

또잉: 기성세대가 호명하기 쉽게 묶은 게 아닐까?

에이: 너무 넓긴 하지만, 엮이는 개념 하나 정도 생기는 건 나쁘지 않다.

이찬: 난 엮어서 오히려 더 싸우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다른 세대다.

태중: 경제활동인구라 주목하는 걸 이해하기 때문에, 묶어서 사회 분석 개념으로 쓰는 데에는 유감없다. 근데...더보기


3. 사회로부터 호명•주목•분석되는 대상인데, 당사자로서 어떤가?

이찬: 인간은 새로운 건 어떻게든 알아내고 이름을 붙여야 안심을 하는 듯하다. 그리고 미래(역사)를 위해서라도 특정 세대를 지칭하는 단어는 필요하다.

또잉: 난 마케팅으로 잘 팔아먹으려고 이름을 붙이는 것 같다.

매미: 사실 지금은 어색해할지도 모르지만 나중엔 스스로 정체화할지도 모른다. 난 MZ세대야! 라고.

에이: 호명도 사실 관심이다. 윗세대 입장에서 아래 세대에게 미래 사회를 맡기는 게 불안한가 싶기도 하다.

담담: 관심 꺼줬으면 좋겠다. 청년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 근데 알맹이는 없이.

야!!!: 기성세대가 우리를 정의하려고 애쓰는데, 기분이 별로다. 통제하고 이용하려는 느낌이다.

담담: 그들도 과거에는 불려 왔으니까 똑같이 불러보는 것 아닐까.

태중: 근데 나도 야!!!와 비슷한 생각이다. 분석의 목적이 MZ세대에 대한 이해가 아닌, MZ를 ‘노린’ 마케팅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용당하고 있다는 불편함을 지우기 어렵다.


4. 사회가 이 시대의 주역으로 청년에 거는 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잉: 아무래도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생산성이 높은 세대니까 그런가 싶다. 근데 청년을 희망찬 미래라기보다는 값싼데 열심히 하는 열정페이 일꾼으로 보는 듯.

에이: 내가 중년이 되어도 청년에 기대를 걸 것 같다. 청년은 상대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 얼마 없기 때문에 이상적인 가치를 추구하기 쉽다. 그리고 이상적일수록 관습화된 부조리를 더 잘 찾아낼 수 있다. 청년에 거는 기대는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이찬: 당연히 청년에게 기대를 걸겠지. 알겠으니까 일자리를 줬으면.

또잉: ‘기성세대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을 거다’라는 건, 바꿀 수 없는 진리가 아니라 관념이다. 청년에 기대를 걸면서 기성세대가 안주하는 게 아닌가 싶다.

태중: 대충 비슷한 생각이다. 인간은 기대받으면 부응하려고 한다. 청년에게만 기대를 거는 현상이 썩 달갑지 않다. 기성세대도 충분히 기대할 만한 세대가 아닌가.

야!!!: 기성세대도 최대한 청춘 불살랐겠지. 그럼에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있는데 청년세대가 그걸 해결해줬으면 하는 마음인 것 같다. 근데 아무래도 부담은 있다. 너무 기대를 거는 듯.

매미: 너무 기대가 크다. 나 같은 사람에게 기대를 걸면 망하지 않을까 싶다.

담담: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시선을 가지고 있을 것이란 생각 자체가 희망차다고 생각한다.

태중: 근데 난 내 등에 국가가 갑자기 올라탄 느낌이다. “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라고요?” 느낌. 물론 이걸 MZ세대의 개인주의적인 특징이라고 한다면 할 말 없지만ㅎㅎ.

야!!!: 냅다 던져졌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면 무언가 해볼 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 항상 알아서 잘하는 사람이 뭐든 쟁취하는 느낌이다.


5. MZ세대에 대한 분석이 본인을 설명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이찬: 뉴미디어와 성장한 세대에 걸맞은 분석이 많긴 한데, 일단 나는 아닌 것 같다.

또잉: 들어맞는 게 하나도 없어서 내가 시대에 뒤처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킹받는다.

에이: 나도 안 맞는다. 특징에 맞춰 살라는 게 아니라는 것은 알겠는데, 네이밍 되는 게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매미: 나 역시 진짜 맞는 게 없다. 그래서 MZ세대에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야!!!: 대충 맞는 것 같긴 한데 완벽하게 포괄은 못 하는 듯. 그리고 그 빈 부분에서 괴리감을 느낀다.

태중: 나도. 청년을 바라볼 틀을 제공하는 거라 악용될 여지도 많아 보인다. 아니 왜, 뉴스 댓글 창에 청년은 욜로하고 플렉스한다며 지원해줄 필요 없다는 댓글에 추천이 많이 박히지 않나. 이런 담론에 힘을 실어주는 기능을 할 수 있는 거다.

담담: 기술 발전에 따라 향유하고 특히 잘 누리는 세대가 청년이니까. 일상적으로 기술을 쓰니까 특징으로 분석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매미: 이렇게 보니 특징이라기보다 유행 같다. 우리를 위한다기보다 기성세대를 위한 가이드북 느낌.


6. 본인이 생각하는 ‘청춘’이란 무엇인가?

태중: 그거 아름다운 거라던데. 청춘이란 단어 자체에 반감이 들진 않는데, 어쨌건 썩 와 닿는 말은 아니다.

또잉: 청춘도 오염된 단어다. 낡은 느낌. 우리 세대보다는 기성세대가 많이 써서 그런지 난 좀 반감을 느끼는 듯.

야!!!: 맞다. '애인'이란 말처럼 좀 낡은 느낌.

에이: 젊음과 청춘은 다르다. 젊음은 그냥 내가 사는 시기 중 하나인데, 청춘이라고 하면 “청춘이니까~ 청춘들이 그럴 수 있지~”하고 실패해도 봐주는 관대한 느낌이다.

이찬: 난 청춘이란 단어가 소중하다. 자기혐오가 심할 때 청춘이란 말을 떠올리면 내가 소중해진다.

야!!!: “여름이었다.” 재질.

매미: 청춘. 그거 고등학생이 아닐까.

야!!!: ㅇㅇ. 20대는 허름해.

담담: 딱히 청춘이란 단어에 부정적이지 않다. “청춘은 바로 지금!” 따위를 건배사로 쓰는 산악회를 보면 기분 좋다. 희망에 차는 느낌.

매미: 나도 좋다. 근데 너무 의미부여가 심하긴 하다. 난 머물고만 싶어질 것 같아.


7. 청춘 담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야!!!: 20대만큼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한 나이가 없다. 그리고 나는 불확실성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다. 어른들이 “청춘은 즐겨야지!”라고 곧잘 얘기하는데, 잘 모르겠다.

또잉: 청춘이란 단어를 안 좋아해서 그런지, “넘어져도 괜찮다”의 이면에는 그냥 어물쩍 넘어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넘어지면 너무 아픈데 그럼 도와주지.

태중: 나도. 청년 담론 앞에서 나는 쉽게 ‘철없이 투덜거리는 어린 애’가 된다. 아니 좋을 때고 뭐고 나 지금 힘들다니까? 내 고통이 너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다뤄진다.

에이: 비판도 가능하지만, 이런 담론이 생긴 건 나름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나온 사람들이 보기엔 역시 아름다웠던 것 아닐까, 청춘이. 악용의 문제가 큰 것 같다.

이찬: 청춘이 끝나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아마 죽을 때까지 안 끝날 거다. 기성세대의 핀잔과 잔소리는 잘 안 들린다. 그냥 내가 가진 청춘이 많이 예쁘다.

에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식의 말을 마냥 나쁜 의도로 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격동의 20대를 겪은 기성세대의 말이지 않나. 그래도 아프니까 청춘. 기죽지 말자는 느낌이다.

이찬: 맞아. 말만 떼서 보면 좋긴 하다. 근데 여기저기 쓰이면서 원 의미가 퇴색됐다.

태중: 청춘과 곧잘 어울리는 ‘열정’, ‘패기’ 따위의 단어들은 듣기만 해도 압박이 된다. 내 주변 청춘들 이미 너무 열심히 산다.


8. 세상에는 청춘을 그리는 이야기가 많다.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또잉: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

청춘에는 나이가 필요 없다.

이찬: 노래 [팔레트]

청춘은 나를 찾는 게 아니라 나를 알게 되는 과정이다.

에이: 만화 [4월은 너의 거짓말]

“again”이라는 대사가 있다. 성과를 위하지 않는 시작을 ‘다시’ 외치는 청춘들.

담담: 노래 [Blue]

언젠가 모두 지나가는 거 알아

내일은 좀 더 괜찮아질 거 같아

청춘의 미래가 너무도 불확실해서 버거울 때면,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자기암시를 종종 한다.

야!!!: 영화 [귀를 기울이면]

작가 지망생인 주인공을 보면 초심이 떠오른다.

매미: 소설 [쇼코의 미소]

아름답다기보다 예민했던 청춘을 위해서.

태중: 노래 [Fifty Fifty]

난 경계에 갇혀 있는 듯해

치우치고 싶어 한쪽으로 말이야 뭐든

청춘들은 나조차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방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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