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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뭐야?’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히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막연한 미래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분명 원대한 목표나 직업을 희망했던 시기가 있었을 텐데, 어쩐지 흐릿하기만 하다. 목표는 꺼내두고 볼수록 이루기 쉽다는 누군가의 말을 빌려 오늘이라도 물어보려 한다. 오늘의 네가 바라는 내일은 무엇이냐고. 어린 시절의 희망일 수도 있고 최근에 생긴 바람일 수도 있다. 더 멋지고 행복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근맥인들부터 답변을 시작해 봤다.
구름 | 꿈이라… 사실 저는 꿈 부자입니다. 하고 싶은 게 많아 ‘Dream List’도 공책으로 시작해서 엑셀 파일로 옮기기도 했어요. 일을 사서 만드는 게 성격인 사람이라 손이 참 많이 가네요… 파일 속에는 소소하게(?) ‘씨앗 심어 꽃 피우기’부터 거창하게는 ‘근육량 늘리기’까지 다양한 꿈들이 적혀 있습니다. 올해는 ‘주2일 꼬박꼬박 운동하기’가 가장 큰 꿈입니다. 왕년에는 운동 좀 하는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지하철 계단을 뛰어올라도 숨이 차지 않는 몸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그게 제일 바라는 꿈이랍니다.
와이파이 | 돈을 열심히 벌어서 영화관에서 한 번에 영화 다섯 편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두 편 볼 때마다 캐러멜 팝콘과 콜라를 리필하는 게 목표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영화를 볼 수 있을 만큼의 여유로운 인생을 살고 싶네요 (^^) 그리고…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고 도서관 내 카페가 다시 영업하면 틀어박혀서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오는 게 당장 하고 싶은 일이네요! 생각보다 집중이 어렵더라고요.
비 |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부고와 비보를 만나지 않고 무탈한 하루들을 살고 싶다. 마당에서 상추와 토마토를 기르고, 낮잠 자는 길고양이를 훔쳐보는! 아는 게 많아서 아는 척도 많이 하고, 경제적/심리적 여유를 갖춘 멋쟁이가 되고 싶다. 꾸준히 국내외로 여행을 다녔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직 집 밖을 나가는 건 너무 귀찮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 같지만 내 맘이다!
돌멩이 | 현재의 목표는 '나'를 알아가는 것. 경험이 쌓이면서 나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찾아낼 때마다 참 뿌듯하다. 나중에는 내 것을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 혹은 최소한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도망치지 않으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용기를 원한다.
쌍문동 핑킹가위 | 내 인생의 최종목표는 안정되고 느슨한 가족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서른다섯이 될 즈음에 여친과 비혼 친구들을 모아 함께 동거할 예정이다. 마흔에는 아이를 입양해 다 같이 공동양육을 하며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고 싶다. 피로 이어져 있지 않아도 우리들의 관계가 사랑을 주고받는 데에 충분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겠다. 다양하고 별난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를 돌보고, 사랑하고, 곁을 지켜주며 평생을 살아가고 싶다.
참마 | 닌텐도 스위치 갖고 싶어요. 멤버십 귀찮아서 중고로 팔았더니 다시 아른거리네요. 제 섬에 있던 뽀야미와 미애가 굉장히 보고 싶습니다. 아무 옷이나 입어주는 천사들…. 꼭 다시 돈 벌어서 색깔 별로 장만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