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재능이 없는 사람들보다
확실히 더 빨리 성장한다.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타고난 재능으로
수월하게 성과를 낸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은 곧잘 그렸던 것 같다.
오랜만에 꺼내봤던
초등학교생활기록부에도
그림에 대한 재능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뒤늦게라도
그림을 직업으로 삼고자
20대에 미술 학원을
잠깐 다닌 적이 있었다.
확실히 초반부터
학원 선생님은 내게
재능이 있다고 칭찬해 주셨다.
습득도 빠르고,
감각이 있다고 했다.
'역시 난 그림에
소질이 있어!'
그러나 근본 없는
자신감에 취해있는 여유도
잠시였다.
그림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재능으로 모든 걸
커버할 수 없었다.
치마의 옷 주름 표현을
수채화로 그리는 작업이
있었는데,
몇 번을 다시 해봐도,
옷 주름 묘사가
자연스럽게 그려지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곧잘 주름 표현을 끝내고
다음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당황스러웠다.
집에 와서도
그 옷 주름 표현 하나를
성공시키기 위해
새벽까지 수십 장을 그렸다.
그러고 이틀이 지났을까.
남들처럼 비슷하게
드디어 옷 주름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의 모습을
이틀 만에
어렵사리 완성하고 나서
나는 깨달았다.
'자만하고 있었구나.'
'다들 잘한다고 하니까
'뭐든 쉽게 될 거라고,
엄청난 착각을..
혼자서 하고 있었구나.'
재능이
초반에는 조금 더
빠르게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게 할지 몰라도,
끝까지 성공하는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엔 노력이라는 것을,
나이를 먹고,
시간이 지날수록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유명 수학 강사 정승제와
현우진 역시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타고난다.
절대 그것을 부인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런데 대부분은
노력을 능가하는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기 때문에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해볼 만한 거다.'
설령 내가 어떤 것에
재능이 있는 것 같아도
절대적으로 그것에
의지하고 기대하는 순간,
나의 한계는
거기까지 일뿐이다.
모두가 멈추는 순간에도,
조금 더 버티려는 힘.
흔들리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집요함.
결국 노력이 있어야만,
우리는 유의미한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비록 재능이 시작을
쉽게 열어줄지는 몰라도,
내가 원하는 지점까지
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언제나 노력뿐이다.
이제는 다른 것들보다
'노력'이라는 재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보는 건 어떨까.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진짜 나의 삶을 되찾는' 그림 에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