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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Aug 31. 2019

[9호] 나루의 발견_극단충동




극단충동


극단 충동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극단 충동’은 올해로 6년 차에 접어든 극단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단원을 모집하여, 배우 훈련을 비롯한 전 연극 과정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극단이다. 사실 연기란 본능이고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서 나름의 역할 놀이를 하며 살고 있는데, 전공자가 아니면 연극을 경험할 기회가 드물다고 생각해 극단을 만들게 되었다.     


보통 극단은 대학로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광진구에 자리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다분히 현실적인 이유일 수 있겠지만 극단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택이 있기 때문이다. 탁아시스템이 있던 유치원과 달리,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나니 12시면 마치는 아이의 일정을 극단 생활과 도저히 병행할 수 없었다. 아이를 맡길 여력은 없고, 연극은 해야겠고.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신속하게 달려갈 수 있는 기동력이 무엇보다 필요해 광진구, 그리고 집 근처에 자리 잡게 되었다.     


정말 현실적인 이유인 것 같다여러 의미로 대단하시다광진문화재단에서 나루아트센터를 운영하다 보면 연극이란 장르를 어색해하는 관객을 자주 보곤 한다연극이 낯선 사람들을 위해 극단 충동에서 진행되는 정기공연들이 어떤 단계를 거쳐 실행되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우선 모집을 위해 배우들과 함께 전단지를 붙이러 돌아다닌다. 어떤 분들은 전단지의 ‘연극’이라는 빨간 글자가 자신의 가슴에 총을 쐈다며 이끌리듯 찾아오시기도 한다.(웃음) 그렇게 모집이 완료되면 6~7주 정도의 기초훈련을 시작하며 연극이라는 것을 몸에 흡수시키는 과정을 겪는다. 체력 훈련, 감정 표현, 표정 연기, 발성, 화술은 물론 배우끼리의 팀워크를 이루기 위해 함께 움직이는 연습과 자신의 이야기를 즉흥극으로 만들어 보기 등 여러 가지 연극적 요소를 이때 다룬다. 특히 ‘극단 충동’은 움직임을 중시하기 때문에, 옆 돌기와 물구나무를 비롯한 아크로바틱까지 직접 지도한다. 이후 작품과 배역이 확정되면 약 6주간 정해진 작품을 갖고 연습에 돌입하고, 공연을 올리기까지 작품에 매진하며 배우가 가진 달란트를 쏟아내는 과정을 반복한다.     


정기 공연 준비로도 일 년이 가득할 것 같은데혹시 이외에 극단 충동에서 진행하고 있는 활동들이 있다면?

‘화술반’이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인 낭독 공연 프로그램이 있다. 기초 훈련 과정에서 신체 훈련이 제외되었다고 생각하면 쉽다. 기초 훈련 과정은 공연 하나를 위해 달려간다면, 화술반은 여러 희곡작품을 다루며 텍스트 위주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외에도 ‘극단 충동’ 공간에서 연극 치료를 이용한 개인 상담 및 집단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작업을 해보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공연이 없는 날은 상영회나 단기간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것 같다활발히 극단을 운영하면 많은 일 혹은 사건(?)들이 있었을 텐데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2017년 제 38회 ‘근로자 연극제’에서 금상과 연출상을 함께 받은 적이 있다. ‘극단 충동’이 보통의 극단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작품을 정해 놓고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먼저 있고 그들에 맞춰 작품을 선택하는 점이다. 덕분에(?) 마땅한 작품이 없다면 직접 작품을 쓰기도 한다. ‘근로자 연극제’에서 수상한 <세상의 모든 거짓말>이 바로 직접 써서 올린 ‘극단 충동’의 첫 번째 창작극이었다. 아무래도 좋은 결과가 있어서 수상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어느새 인터뷰의 끝이 다가와 간다. ‘극단 충동의 이름으로 앞으로 어떤 활동을 더 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상대적으로 문화에 소외된 그룹을 대상으로 연극을 다뤄보고 싶다. 주부, 청소년, 노인들과 함께 말이다. 아이의 엄마로 있다 보니 유난히 주부들이 계속 보이기도 하고. ‘엄마는 아이의 날씨(계절)’이라는 말이 있다. ‘엄마의 날씨가 안 좋으면, 그 아이는 시베리아에서 사는 것과 같다“라는 말.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모아 연극의 힘으로 좋은 에너지를 확산시키고 싶다. 문화가 낯선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극을 많이 접하게 도와주고, 치유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활동을 해보는 것이 현재 품고 있는 꿈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파수꾼>, <결혼> 등을 통해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한 번쯤은 만나봤을 이강백 작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냉정한 현실 속에서도 유한한 존재로서 영원함을 갈망했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이 유한한 존재가 영원을 꿈꿨다.)” 나는 이 말이 마음이 정말 와 닿았다. 이미 유한한 현실이지만, 연극 안에서는 무궁히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계속 무언가를 꿈꿀 수 있는 공간으로 연극, 혹은 ‘극단 충동’을 찾고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뚝섬유원지 근처에 위치한 ‘극단 충동’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극 워크숍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극단으로 2013년 창단 이후, 약 6년간 스무 번 이상의 무대를 올리고 있다. 배우로서 무대가 삶의 축소판임을 이해하고 태어나 성장하고 죽는 삶의 일련의 과정을 체험한다. 매 순간 느끼는 감정을 토대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극단 충동’은 빛나는 무대를 위해 언제나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 주소: 서울 광진구 자양3동 497-4 B1 충동 소극장
· 홈페이지 : www.choongdong.com
· Facebook : www.facebook.com/playchoongdong
· e-mail : evening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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