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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Oct 13. 2020

[18호] 나루의 발견_ㄱㅈㅈㄱ(광진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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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나루의 발견 #49

ㄱㅈㅈㄱ(광진지금)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동네와 이웃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그 옛날 동네에서만 할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이 이젠 우리의 추억으로 남았고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우리는 동네라는 울타리를 잊은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동네 주민의 눈으로 동네를 기록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바로 광진구 곳곳의 골목길을 따라 숨겨진 지역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고 있는 <ㄱㅈㅈㄱ>이다만드는 이도참여하는 이도 모두 Made in 광진인(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우선 바쁘신 와중에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앞서 <ㄱㅈㅈㄱ>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ㄱㅈㅈㄱ>은 무중력지대 광진구 청년센터 <광진구 청년 커뮤니티 지원사업 – 다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이다. 한슬, 유미, 정래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세 사람이 광진구의 F&B(식음료), Retail(상점), Lifestyle(라이프스타일) 등의 콘텐츠를 들여다보고 기록하고 있다. <ㄱㅈㅈㄱ>이라는 이름은 광진구의 지금을 발견한다는 의미인 ‘광진지금’의 초성에서 따왔다,     


광진구민으로 마음으로
광진구를 알리려는 것이 가장 큰 계기 
    

<ㄱㅈㅈㄱ> 프로젝트는 동네 기록에서 출발했다. 광진구에 거주하고 있는데, 주민의 눈으로 봤을 때 광진구는 타 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일반적으로 광진구 하면 ‘건대 양꼬치, 먹자골목’ 등 획일화된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기도 하고. 광진구민으로 마음으로 광진구를 알리려는 것이 가장 큰 계기였고, 획일화된 이미지가 아닌 광진구 각각 동네마다 특징을 우리의 시선으로 부여하고 기록하고 싶어 <ㄱㅈㅈㄱ>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광진구민으로서 동네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는 것 같다. (웃음세 분 다 연령대가 다른 것 같은데 모이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우리는 2013년 서울환경영화제에서 관객심사단으로 처음 만났다. 그 당시 세 명의 집 방향이 비슷해서 같이 오가다 지금까지 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나이가 중요하기 보다는 친구처럼 마음이 잘 맞아 <ㄱㅈㅈㄱ> 프로젝트도 함께 하게 된 것 같다. (웃음)     


서울환경영화제 관객심사단 활동이 종료된 이후에도 종종 ‘KU시네마테크’에서 함께 영화를 보거나 건대 양꼬치 거리에서 모임을 갖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에게 광진구는 자연스럽게 모임의 중심지였고, 마침 멤버 중 두 명이 실거주지를 성동구에서 광진구로 옮기면서 광진구를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ㄱㅈㅈㄱ프로젝트도 나루사이처럼 매달 다른 주제를 선정해 동네를 기록하고 있다고 들었다매달 어떤 식으로 주제를 정하는지, <ㄱㅈㅈㄱ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주로 주제는 동네중심으로 선정한다. 첫 번째 동네는 광장동이었고 두 번째 자양동, 세 번째는 세종대 후문과 군자동으로 계획 중이다. 같은 자양동이라 하더라도 자양 1-2동과 자양3-4동의 동네 분위기나 콘텐츠의 결이 달라 컨셉을 두 개로 나누고 세분화했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다 보니 단순히 행정구역 단위로 동네를 나누었다기보다 실제 사람들이 하나의 상권으로 인지하고 있는 동네 범위를 중심으로 주제를 살펴보고 있다.      


<ㄱㅈㅈㄱ>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끼는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 (웃음) 우리가 다루는 콘텐츠 자체가 평소 우리의 본업이나 관심 분야와 밀접해 여러 관점들이 모여 결국은 교집합이 만들어지더라.  

   

어떤 일이든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믿어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다. <ㄱㅈㅈㄱ프로젝트 진행 과정 또한 궁금한데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우리 모두 본업이 있는 직장인이라 <ㄱㅈㅈㄱ> 프로젝트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 대비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뽑아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에 사전 준비 할 때 집요할 만큼 셋이서 자료들을 많이 찾아보며 참고했다.     

또한 콘텐츠를 선정할 때 지역 기반으로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 분이나 동네에 남다른 애착과 인사이트를 갖고 계신 크리에이터를 모시려 한다. 이를테면 광장동에서 카페 겸 서점을 운영하며, 지역 예술가과 함께 ‘실패월간’을 발행하고 계시는 ‘책방열음’ 사장님이 지역 기반으로 확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군자동 ‘단지커피’ 사장님은 5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동네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로스팅 카페를 운영하셨는데, 그동안 동네의 변화와 현재를 남다른 시선으로 포착하시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ㄱㅈㅈㄱ프로젝트를 살펴보면서 사실 동네 주민이 기록하고 만드는 나루사이라는 생각을 했었다저희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사심을 담은 질문 하나를 해보고 싶다. (웃음혹시 나루사이를 알고 계셨는지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참고하신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ㄱㅈㅈㄱ>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도 많이 참고했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최대한 나루사이와 겹치지 않으려고 하는데, 우리가 다루려고 한 곳들도 이미 많이 다루셨더라. (웃음)      

기본적으로 <ㄱㅈㅈㄱ>은 동네와 공간 기반의 동네 콘텐츠를 우리 세 명의 본업과 연계해 상업시설 MD, 마케터, 식문화가의 관점에서 큐레이션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나루사이와 다른 점은 우리는 광진구에 속한 동네마다 특징을 잡아 컨셉을 정리하고, 동네 컨셉에 맞게 장소를 큐레이션 한다. 이를테면 광장동이라고 하면 대다수는 아파트 단지를 떠올리지만 우리는 광장동을 ‘광진구의 숨은 상점거리’라는 컨셉으로 소개하고 그 안에 동네빵집, 카페, 서점, 식당을 재조명하는 식이다. 이렇게 정리된 콘텐츠들은 최종적으로 지도에 맵핑하여 광진구 각 동네마다 특징을 재발견하는 가이드가 되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진구 문화예술은
현재진행형     


이번에는 범위를 좁혀 광진구 문화예술에 대한 세 분의 생각을 듣고 싶다광진구 문화예술은 세 분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우리 세 명 모두 ‘KU시네마테크’를 무척 좋아한다. 아무래도 영화를 매개로 처음 만났다보니 더욱 애정이 가는 것 같은데, 무엇보다 동네에서 쉽게 갈 수 있고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는 독립/예술 영화를 볼 수 있어 자주 방문한다. 최근에는 나루사이에 소개된 ‘자양스테이션’이나 ‘프란츠’도 인상 깊게 보았다. 과거 건대입구역 2번 출구에 랜드마크로 있던 서점이 사라져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는데, ‘인덱스’나 ‘생산적헛소리’가 그 아쉬움을 채워주더라. 사라지고 없어지지만 새로운 곳들이 명맥을 이어나가는 것처럼 광진구 문화예술은 우리에게 현재진행형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어느새 마지막 질문이다. <ㄱㅈㅈㄱ>이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이 있다면방향성이나 지향점 혹은 목표가 있다면 말해 달라.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 자체가 지원 사업비로 운영되다 보니 연속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지원 사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 프로젝트를 자생적으로 이어나가고자하는 욕심이 있다. 어떻게 해야 이어갈 수 있을까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국한해서 더 깊게 이야기하자면 동네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견하고 알리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 될 것 같다. 요즘 온라인이 대세이긴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주는 경험의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만든 기록물들이 누군가 새롭게 경험하고 먹어보는데 있어서 하나의 기준이나 가이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최윤아 사진 느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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