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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Sep 06. 2021

[나루 아틀리에] 홀로그램 드로잉의 세계

#광진문화연구소 #생활문화 #모은미작가

마지막 여름의 열기가 한창이었던 8월, 광진문화재단 지역문화&생활문화 사업 '광진 문화연구소' <나루 아틀리에> 프로그램도 참여자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시작되었다. 서울문화재단 '자치구 생활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광진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인 <나루 아틀리에>광진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가 지역의 문화/예술 공간과 협업하여 주민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동안 광진구 문화/예술 공간 7곳에서 15개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데, 내 눈을 처음 사로잡은 프로그램은 '홀로그램 드로잉의 세계'였다. 홀로그램 드로잉이라는 프로그램명을 보자마자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인공지능의 사회를 살고 있는 현 시대와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으로는 홀로그램이 무슨 뜻인지 10초 정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홀로그램이 뭐더라? 지폐에 그려진,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조그만 무언가? 갤럭시 노트 10 플러스의 아우라글로우 색상 같은 느낌을 말하는 것일까?’ 

짧았던 8월의 연휴를 보내고 난 후인 19일 목요일 저녁, 머릿속엔 물음표가 가득한 채로 홀로그램 드로잉 프로그램이 진행될 공간인 목공예 공방 ‘감성공업’ 으로 찾아갔다. 쾌활한 감성공업의 사장님과 차분한 홀로그램 드로잉 작가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참여자분들이 함께 모여 작업할 큰 테이블은 가운데에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각종 목자재들과 공예품들이 쌓여있었다. 무언가 뚝딱뚝딱 제작하기에 최고의 장소라는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 


소소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


조금 기다리자, 테이블 주위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졌다. 참여자분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가벼운 인사와 함께 대화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공간을 찾아주신 분은 평소 빛을 이용한 작업들에 관심이 많다고 하셨다. 그 다음으로 오신 분은 대학교에서 홀로그램 관련 수업을 수강할 예정인데, 그 전에 먼저 경험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모두 소소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찾아보다가 오늘 여기로 오시게 되었다고 한다. 

'홀로그램 드로잉의 세계' 프로그램을 기획한 모은미 작가님은 연극 무대에서 사용되는 빛에 매력을 느껴 이를 활용한 작업을 하고 싶어 대학원에 가서 홀로그래피를 전공하게 되었고, 주로 드로잉 및 설치 작업을 하신다고 본인을 소개하였다. 오늘은 프로그램의 1회차였기 때문에, 작가님이 홀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홀로그램 드로잉에 쓰일 재료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프로그램의 계획도 덧붙여 설명해주셨다. 


홀로그램박을 활용한 작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주지만
사실은 그 무엇보다도 아날로그적인 작업


참여자분들은 제일 먼저 홀로그램 작품 두 가지를 보며 홀로그램 드로잉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계셨다. 하나는 입체상이 강조된 작업이었고, 다른 하나는 작가님이 본인의 아이를 주제로 만드신 평면 드로잉 작업이었다. 작가님은 홀로그램박을 활용한 작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주지만, 사실은 그 무엇보다도 아날로그적 특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 홀로그램박의 성질 때문에 손이 굉장히 많이 가는 작업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홀로그램의 특성을 활용해 일상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작업을 함께 해보며 참여자분들이 표현 매체의 다양성을 경험해보기를 바라는 작가님의 세련된 의도가 느껴지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구성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첫 번째는 홀로그램박을 드로잉에 활용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실습. 두 번째는 홀로그램박이 접목된 단체 작업으로 참가자 전원이 작업의 구역을 나누어 맡아서 제작 후, 그것들을 다시 합쳐 하나의 대형 드로잉 작업으로 완성하는 것. 마지막은 홀로그램 개인 작업이다. 홀로그램박을 매체로 단체, 개인 작업까지 경험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것 같았다.

<나루 아틀리에> 프로그램의 첫 번째 취재로 방문해 본 '홀로그램 드로잉의 세계'. 목공예 공방과 홀로그램박 장르가 만나 보여줄 새로운 세계는 물론 홀로그램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참여자분들의 열정까지 응원하게 되는 하루였다. ( 권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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