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공략프로젝트 #패턴디자이너 #김정수작가
Q. 정수님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A. 광진구 자양동에서 패턴을 기반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정수라고 한다. 개인 작업 외에도 기업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일을 진행하고 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시작해 이 일 외에 다른 일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장래 희망은 ‘화가’였고 감사하게도 지금 그 꿈을 이룬 셈이다. (웃음) 주로 패션기업들과 함께하는 작업이 많은 편이다.
반복되는 하나의 단위를
끝없이 확장 시킬 수 있는
패턴만의 매력
Q. 꿈을 이루셨다는 말씀에서 단단함이 느껴진다. 굉장히 멋지다. (박수) 디자인의 다양한 장르 중 패턴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하다.
A. 사실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나 또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서양화를 주로 그리다가 졸업할 무렵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옷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제안받고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때 처음 패턴을 만드는 일을 접하면서 반복되는 하나의 단위를 끝없이 확장 시킬 수 있는 패턴만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적용할 수 있는 분야도 많아서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나름 회사생활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도 있었고 맡은 일도 즐거웠는데 어느 순간, 이 결과물이 결국 온전히 내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니 그렇게 12년이 넘었더라. 이제는 온전히 나의 작업을 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고 퇴사 후 본격적으로 패턴 디자이너로서 개인 작업을 시작한 지는 3년 정도 되었다.
Q. 많은 분이 익숙한 일상이 주는 편안함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려워 작가님처럼 도전하지 못하는 데 정말 대단하시다. 꿈꾸던 삶을 실제로 이뤄보니 어떠신지
A. 고정적인 수입으로 안전적인 생활을 하다 넘어왔기에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가 있다. 멘탈이 왔다 갔다 하면서 마음도 같이 자주 넘실거린다. (웃음) 지금도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잘 지내는 사람들을 보면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만족도는 훨씬 크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마음을 잘 다스리려 노력하고 있다.
남아있는 정겨운 옛 모습과
새로 생긴 신축 건물들이 섞여 있는 곳
Q. 광진구에 자리 잡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제가 좋아하는 지인이 광진구 안에서도 자양동을 추천하기에 동네를 한 바퀴 돌아봤는데, 반해버렸다. (웃음) 한강도 가깝고 시장도 바로 옆에 있어서 너무 좋다. 남아있는 정겨운 옛 모습과 새로 생긴 신축 건물들이 섞여 있는 점도 묘하게 마음에 든다. 뚝섬에서 자전거를 타며 계절을 누릴 수 있는 점도 좋아서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Q. 작가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 또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이 계절이 지나기 전에 어서 따릉이를 끌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웃음) 작업실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3개월에 한 번씩 작업실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준비 중이던 전시가 취소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기회가 많이 줄어드는 시기가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계간전’이라는 이름을 붙여 작은 전시를 기획했다. 벌써 3번의 전시가 지나갔는데, SNS를 보고 매번 찾아와주시는 분도 있다. 지인들이 찾아주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모르는 분들이 들러주시니 또 다른 힘이 되었다. 꾸준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이 지면을 통해 전시를 찾아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
계간전이라는 이름을 붙여
3개월에 한 번 씩 작은 전시를 기획
Q. 작가님만의 작업 영감을 얻는 방법이 있는지
A. 주로 일상적인 장면에서 무엇인가를 보고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진지하고 어려운 작업도 필요하지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일상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동물원에 갔다가 동물 시리즈들을 진행하기도 하고 책상에 무심히 놓여있는 물건, 지나가는 사람들처럼 보통의 것들에서 소재를 찾는다. 모든 생물이나 물건들은 그 생김새에 다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래서 그 자체의 형태가 특별하게 느껴진다.
일전에 진행했던 피에로 작업은 헌책방에서 우연히 서커스 관련된 책을 사면서 시작됐다. 피에로의 양면적인 성격에 눈길이 갔다. 관객들이 바라보는 시선 앞에서는 화려하고 희망에 차 있지만 뒤에서는 힘든 연습 과정을 거쳐야만 자유로움이 나오는 모습이 나와 닮았다고 느꼈다.
나는 광진구의 새 친구다
Q. 보통의 것들이 특별한 것이라는 말씀에 크게 공감한다. 그렇다면 주제를 바꿔보겠다. ‘나는 광진구의 ○○○이다!’를 채워주신다면
A. 나는 광진구의 새 친구다. (웃음) 아직 이 동네에 자리 잡은 지 1년 조금 지난 터라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점점 친해지고 있다. 계속 알아가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담아 새 친구라고 표현하고 싶다.
Q. 새 친구라는 단어에서 풋풋하면서도 설레는 작가님의 마음이 동시에 느껴진다. 꼭 필요한 베프가 되시기를 광진문화재단이 적극적으로 응원하겠다. (웃음) 벌써 질문이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나 역시 아직 뭔가를 이야기하기엔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라 조심스럽다. 뭔가를 충고하기보다는 자신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나도 그게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웃음) 보다 많은 분이 스스로 잘 할 수 있다는 주문을 걸며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작가님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 궁금하다.
A. ‘계간전’은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할 생각이다. 아이디어가 떨어져서 힘든 시기도 겪고 있지만 결심한 만큼 앞으로 잘 나아가고 싶다. 작업실 공간도 조금 변화를 줄까 고민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로 광진문화재단과 ‘즐길 거리’들을 함께했으면 하는 기대도 든다. 활발한 활동으로 발을 열심히 넓혀 보려 하니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
글 이슬기 사진 느린나무 스튜디오
김정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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