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광진 문화나루터 프로젝트
https://www.instagram.com/danjicoffee/
서울 광진구 군자로 133-1 (군자동 133-1)
#5평커피 #스페셜티커피 #사람 #이야기 #커피는_위안
재능이 있는 손님들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
단지커피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한다면
‘단지커피’는 ‘다만’, ‘오로지’의 뜻을 가진 단지와 커피를 붙여 커피만 하는 카페라는 의미이다. 2015년 1월 19일, 눈이 펑펑 내리던 겨울 이 곳에서 시작했다.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직접 핸드 드립을 할 만큼 커피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먹을 것은 내가 만들어 먹자”라는 생각에 로스팅을 시작했고, 3~4년 정도 커피에 대해 공부하고 배우며 오랜 기간 준비해 단지커피를 시작하게 됐다.
많은 지역 중, 광진구에서 시작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우선 오래 전부터 광진구 광장동에서 거주하고 있다. 군자동에 특별한 연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 선배들과 이 곳에서 놀았던 추억이 많아 자연스레 군자동을 생각한 것 같다. 군자동 위주로 자리를 찾고 있었는데, 학교와 적당히 거리가 있고 주거 공간도 적당히 있는 이 자리를 만나 자리잡게 되었다.
주로 오는 단골 손님이 있거나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딱 한 분을 말하긴 어렵다. 주로 세종대학교 학생들이 많다. 학생 때부터 단지커피를 통해 만났는데, 사회인이 되어서도 찾아 주는 학생들도 있고. 군 휴가 때마다 찾아 오는 학생들도 많다. 커피를 배우고 있는 바리스타 분들도 종종 온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주로 학생들과 관련된 일이다. 항상 같이 다니던 학생 3명이 다같이 군대를 간 적이 있다. 그러다 휴가를 나와서는 “사장님, 저 단지 갑니다”고 문자를 하더니, 본인의 집 마당에서 자란 감을 갖다 주더라. 이런 사소하지만 따뜻한 일화부터, 취업을 준비하며 단지커피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던 학생이 취업에 성공하는 기쁜 순간까지 기억 난다. 단지커피를 통해 누군가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단지커피를 시작한 후 주변에서 느껴지는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 동네 분들에게 왜 이곳에 왔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여자 혼자 운영한다고 하니 걱정이 되신 것 같다. 이방인처럼 대하는 분위기도 있었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지금은 오셔서 안부도 묻고, 어르신들이 커피 가루도 익숙하게 가져가신다. 낯선 공간으로 느끼다 어느새 따뜻한 공간으로 느끼시는 것 같다. 그리고 초반엔 다른 카페들과 같이 학생들이 주로 왔는데, 지금은 어르신들도 오신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오셔서 커피를 맛있게 드시고 간다. 어르신들이 와도 어색하지 않은,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단지커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참 좋은 것 같다.
단지커피에서 하고 싶은 특별한 활동들이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정확하게 말하긴 힘들 것 같다. 이런 프로젝트를 해야겠다고 기획하고 실행 했다기 보다, 단지커피를 찾아주는 손님들의 재능을 발견했을 때, 생각나는 아이디어로 진행하는 편이라. 작년에는 중고책을 파는 일을 했었고, 올해 초에는 에코백에 그림을 그려 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하는 활동도 했었다. 그림은 단지커피 단골손님 중, 재능을 기부 받아 그렸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지금은 손님 중 사진에 재능이 있는 학생의 여행 사진을 엽서로 만들어 판매하고, 수익금을 연말에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재능이 있는 손님들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하고 싶다.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문화 공간 같다. 앞으로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커피를 직업으로 삼고 싶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커피 로스터’라는 직업을 많은 분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되면 더 좋고. 단지커피는 말씀 하신 것처럼 문화 공간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커피를 로스팅하는 곳이다. 좋은 원두를 가져와 로스팅해서 손님들에게 선보인다. 그래서 커피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분들이 자주 오는데, 이런 분들을 위한 ‘커피 연구실(Lab)’이 되고 싶기도 하다.
광진구의 지역문화는 꿀단지다
마지막 공식 질문이다. 단지커피가 생각하는 광진구의 지역문화는 무엇인가
단지커피가 생각하는 광진구 지역문화는 ‘꿀단지’이다. 겉에서 보거나 손을 넣기 전에는 어떤 맛인지 절대 알 수 없는 꿀단지처럼, 광진구 지역문화도 그런 것 같다. 직접 생활하다 보면 동네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일상 속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것 같은데, 들어 오기 전에는 전혀 알 수 없는 것 같다. 단지커피를 시작하기 전에 지역에 이렇게 재능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지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