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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Dec 17. 2018

[6호] 나루의발견_닻



 

<닻>

 

<닻>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닻>은 예술과 삶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예술을 어떻게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2010년 시작하게 되었다. 구의동에 위치한 <닻>은 4개의 프로젝트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시각 예술을 중심으로 책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창작 공동체 ‘닻북스’부터 수공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좋은 재료를 통해 책의 보존 기간을 늘리는 소량 제작 북 스튜디오 ‘닻프레스’, 사진과 책을 전시하고, 아카이빙 하는 ‘다크룸’까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닻미술관’까지 더하여 하나의 콘텐츠가 5개의 프로젝트 공간을 만나 이벤트, 워크숍, 전시, 책의 형태로 순환되는 유기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한편에 위치한 아날로그 암실을 통해 사진 강의나 흑백 사진 작업도 할 수 있다.


정말 다양한 공간을 운영하고 계신 것 같다. 접근성이 좋거나, 더 많은 방문객들이 위치한 지역으로 갈 수도 있었을 텐데, 광진구에서 자리 잡은 이유가 있다면? 

대표인 내가 우선 광장국민학교(웃음)를 졸업하고, 이 지역에서만 40년 이상을 지내왔다. 광진구는 내게 있어서 고향과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디자인과 사진을 전공하고 가르치면서 젊은 친구들이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는 일터이면서, 즐겁게 예술가로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닻>의 모습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다. 팀원들의 즐거운 직장이자 창의적인 공동체로서 밖에서 외롭게 작업하는 예술가들이 <닻>에서 힘을 받고, 영감을 받는 선순환이 계속 이루어졌으면 했고. 이런 이유들이 광진구에 자리 잡게 한 것 같다. 시내와 가까운 곳들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간섭을 받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어려운 환경이다. 정 중앙에서 파도를 그대로 맞는 것이 아니라 살짝 빗겨 나가 있는, 이 곳이 <닻>이 하고 싶은 것들을 꾸준히 할 수 있게 한 것 같다. 외로운 조건이지만 <닻>만의 색깔을 만들어준 좋은 조건이었던 것 같다. 


인터뷰를 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많은 책들이 있는 것 같다. 출판을 기반으로 수제 책 제작, 전시 등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것 같다. <닻>에서 하고 계신 출판 활동들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다.

<닻> 안에서 책으로 할 수 있는 소통들을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2018년, 올해 <닻>에서 출판한 책만 10권이다. 처음 출판을 시작할 때에는 독립 출판에 대한 사회의 공감대가 많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독립 출판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덕분에 올해 뉴욕 아트 북 페어, 샌프란시스코 아트 북 페어 등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해외에 <닻>의 책을 소개하는 일도 많아졌다. 내년에도 10여 종의 책이 출판될 예정이며, 출판과 동시에 책 콘텐츠에 맞춰 북 토크 같은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닻>의 다양한 프로젝트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참여하는지 궁금하다. 

아마추어 예술가, 사진가, 애호가 등 궁금해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들이 찾아온다. 워크숍, 수제 책 공방, 암실 사진, 인문학 관련 강의에 전공자가 주로 오긴 하지만 비전공자들도 많이 오신다. 사실 ‘이런 곳에, 예술 공간에 내가 들어와도 되는 건가?’하며 어려워하는 분들도 꽤 있는데, <닻>이 이런 분들의 어색함이나 어려움을 좁힐 수 있는 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것보다는 결이 맞고, 결이 같은 것들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들이 자연스레 오셨으면 좋겠다. 편안하게 모여서 천천히 발견하고, 오랫동안 함께 갈 수 있었으면 한다.


<닻>을 운영한 지 9년 정도 됐다고 들었다. 9년 차에 접어든 지금, 대표님이 꿈꾸는 <닻>의 미래,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하다.

<닻>을 운영한 지 어느덧 9년이 되었다. 처음 3년은 지속 가능한 사업을 만드는 것이 숙제였다. 이 기간이 투자와 기다림, 그리고 손실의 기간이었다면 그다음 3년은 열매가 거두어지기 시작하고 안정되는 시기였다. 그다음 3년은 성과가 쌓이는 기간이었다. 지속하는 것 자체가 목표였는데, 어느새 9년이란 시간과 함께 성과가 쌓였다. 크게 이루고 크게 성공하는 것이 아닌 함께 일하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닻>을 한마음으로 지켜나가고 싶다. 사실 예술계에서 이런 구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더 꿈꿀 수 있고, 성장하며 자기 것을 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처음 이곳에 들어올 때만 해도 주변에 음식점들이 즐비한 지역이었는데, 이제는 생존이 아니라 삶을 누리는 공간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처럼 <닻>을 통해 문화예술의 가치가 어렵지 않게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느 곳이나 고유한 성격과 리듬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곳은 아름다워 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하는데, 상업성이 짙은 이 곳에 <닻>이라는 공간이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 아주 작은 반응들이 시간이 지속되면 다른 어떤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닻>이 가져올 새로운 풍경을 기대하고 싶다.





닻프레스는 사진작가 주상연 대표가 운영하는 시각예술 출판사이자 수제  책공방이다. 
사진작가, 디자이너, 북아티스트가 함께 일하고 있으며, 서점이자 카페 공간인 다크룸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다크룸에서는 사진책과 관련된 전시와 워크샵이 진행된다. 닻 프레스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닻미술관과 함께 연계하여 전시, 출판, 교육 등의 활동을 통해 예술을 삶 속에서 함께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주소 : 서울시 광진구     아차산로 471 CS Plaza B102
홈페이지 : www.datzpress.com
SNS : www.instagram.com/datz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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