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이성을 가졌다는 인간만의 선택권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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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하고도 중순이 되면서 올해들어 눈다운 눈을 처음으로 접하는 듯 하다

근 십년은 지난 듯

4월에 방송을 하러 아침 일찍 집을 나서다 폭설로 결국 가지 못하고 전화로 방송을 했던 기억이 난다

4월에도 눈은 왔었으니, 2월의 눈이 새로울 것은 없다만 겨우내 비로 대신하던 눈을 보니

더 새롭게 다가온다

어제 아내와 호수가 보이던 한 카페에 앉아 멍하니 아무런 생각없이

호수에 일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던 중

아내가 묻는다

어느 한의사 부부의 자살이야기를 아냐고

남편이 아이들과 부인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을 했다 한다

그 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을 가진 존재중 유일하게 이성을 가졌다 자부하는 인간

그 들도 태어남에 대한 자유는 없다

미래를 다룬 한 소설에서 더 이상 가족은 없이 처음부터 생명을 만드는 단체에서

계급을 나누어 정해진 지능과 직능을 담아 사람을 생산해낸다

그 들은 이를 생명공학이라는 단어로 과학의 발전, 문명의 결실이라 말한다

그런 시대가 올까?

아마도, 올 수도 있을 듯도 싶다

이성의 유일한 존재임을 자부하는 인간으로서

다른 어떤 생명체도 하지 못하는 유일한것 중 하나가 죽음에 대한 선택이 아닐까?

그 생명력이 다 되서 자연스레 더 머물고 싶어도 맞이하는 죽음은

모든 생명체들이 동일하다

선택사는 자살과는 그 의미가 다르지 않을까?

생명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이상은 없는 상태에서의 안락사와도 다른 선택사

내 생명력이 다 되어 내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오는 죽음은 웬지

인간으로서의 자존감, 존엄성을 더 무시당하는 듯한 생각은 내 그릇된 오만일까?

세상에 머물면서 해야할 것들에 대한 내게 주어진 의무를 다 하고

가족이나 다른 누군가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안락사, 존엄사에 대한 허가를 논할 권리가 있을까 싶다

선택사 역시도 개개인의 선택의 권리가 아닐런지

나라의 정책은 내 삶에 대해서 얼마의 의무와 보호를 해주기에 죽음에 대해서도 그 허락의 권한을 가진 것일까?

선택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기에 결국 사람은 더 부자연스런 자살을 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닌지

많은 자살의 모습은 아름답지 못하고

마지막의 선택이 고통을 동반한다

월요일 아침

눈에 덮힌 마당과 나뭇가지들, 자동차를 대하면서 맑고 깨끗함을 생각하며 시작해야하는데

한 주를 무겁게 시작하는 내가 부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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