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위의 시간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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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눈을 떠보니 메시지가 하나 와 있다

친구 하나가 지난 몇년 술자리에서 아이들과 가족,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힘듬을 말하곤

하더니, 자살을 기도했단다

다행히 의자넘어지는 꿍소리에 달려온 아들에 발견되 목숨은 건졌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의식불명상태로 중환자실에 있는데 가 봐야하지 않겠느냐는

참 열심히 살아온 친구인데

그 친구의 지난 20년간의 시간은 멀지 않은 곳에서 서로를 지켜보아왔었는데,

대학은 달랐어도 같은 지역에 개원을 한 인연으로 나이나 성격이 맞아 어울리던 친구

버거워할 떄면 세상에 대한, 삶속 투정을 서로 들어주며 소주한 잔을 받아주던

그러고, 보니 지난 3-4달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없었던 듯 싶다

나도 가능한 외부활동을 자제하며 지내다보니 연락을 잊었고,

출근길 또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최근들어 일이 뜻과 달리 흘러가 힘들다고 앓는 소리를 하던,

내 힘든 모습을 보이면 나타나 곁을 지켜주던 친구의 목소리라도 들으려 전화를 걸어

언제나 그렇듯 쉰소리로 허허로운 대화를 나눴다

전화를 끊고 나니 메시지가 오네

'그래도, 힘들때 전화주는 친구 하나라도 있으니 나는 복 받은 사람인가벼...'

순간 눈가가 주책없이 물기가 머문다

지난 주 한 잔의 소주라도 나눌 수 있었더라면 친구의 자살기도를 그래도 피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치사한 놈들이다

먼저 쉬려하다니, 나도 힘든건 매 한 가지인것을

얼음위의 삶

아무리 단단하고, 그럴 듯 해 보여도 결국은 녹아 바닥에 떨어지고 마는 것이

삶 아닐까?

사랑

미움

의지

다툼

결국 다 녹고 마는 것일텐데...

기대감도

집착도

잡으려함도

그 의미, 힘들게 생각할 것없이 내 10-20년전, 30년전을 돌아보고 지금의 나를 보면

그게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아주 아주 조금은 알 수도 있을 성 싶다

어젠 퇴근길 한 잔술이 그리웠건만,

다음 날 나를 이기기 어려워 하는 추한 모습 보이기 싫어 수면제 두알과 함께 잠을 청했다

요즘은 책을 보려해도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새벽녁 눈을 뜨고 들어온 메시지를 보며 2-3시간 침대에서 꼼짝을 않했다

아니, 뭔가를 하긴 해야하는데 뭘 해야할지

벌써 몇년전인지 잊혀져 간다

6년?

7년? 현실감을 잃은 이야기들은 시간도 잊게 하나보다

어느날 새벽 친구 A가 먼저 갔다는 전화가 왔다

2-3주전 포장마차에서 오징어 삶은 것에 오이를 앞에 두고 소주잔을 기울였던 친구였는데

거리를 지나다 쓰러지고 그대로 깨지 않은채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한다

소식을 접한 순간엔 모든게 멈춘 듯

뒤 이은 흐느낌에 다시 현실로 돌아왔지만, 그는 없었다

또 하나의 친구가 먼저 쉼을 택하려하나보다

나쁜 놈들 내 먼저라 분명 말했었는데,

나 뒷끝 있는거 잘 알테니 내 뒷마무리 제대로 하라고 했던 친구인데

얼음위의 삶

채다 녹기도 전에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도 내 맘대로는 아닌가 보다

오늘도 오전이 거의 지나간다

잠을 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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