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보니 창밖이 어둡다
움직이기가 싫어지는 요즘이다
잠에서 깬 채로 몇분이던 것이, 이젠 한시간도 넘는 시간을 그냥 아무것도 안한채
누워 창밖을 바라만 본다
어둠속에서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창밖의 풍경들
침대는 아주 오래전 이집트에서 시작됐었다한다
내 잘못된 지식으로 한 때는 중세시대의 흑사병, 페스트를 막기 위해 침대문화가 대중화됐다
알아왔었는데, 언젠가 어떤 분이 그게 아니라 알려준 기억이 있다
물론, 그 시작은 유사하다
이집트시절 땅위의 오물이나 쥐등의 각종 해충등과 다소의 격리공간을 가지기 위해 높이를 달리해서 올려 만든 잠자리가 침대의 시작이라 한다
그 역사는 기원전 거의 80만년전의 유물들에서 발견된다하니 적은 역사는 아닌가보다
그래도, 유럽의 많은 건물들이 1층은 거주공간이 아닌 2층부터 사람들이 거주하게 됨의 일부는
흑사병, 페스트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는 말과 함께
밝은 글을 쓰고 싶다
신나는 글
의대시절 내 책상위에 못쓰는 글자로 써서 붙어 놓았던 것은
'善 醫" 였었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 좋은 대학을 다니며 좀 더 앞서가는 친구, 선배, 후배들이 얼마든 명의가 될 터이니
난 작은 어느 지방 대학의 교수로 生을 채우다 마감하는게 꿈이었는데
군대를 마치고 나를 불러주었던 삼성의료원이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논문으로만 보던 것들을 직접 할 수 있는 현실의 놀라움에 택한 삼성行
그 뒤 인생이 이렇듯 많이도 바뀌리라고는 당시에는 생각지 못했었는데,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고, 유럽 내분비학회에서 채택되어 유럽 학회를 가고
대학으로 옮기면서 학생속에서 함께 어울리며 사는 즐거움과 함께
사회, 집단, 조직의 부조리를 겪게 되고
아직은 젊은 시절, 멋모르고 던진 계란은 결국 산산 조각이 나면서 내 꿈도 깨져 버렸다
대학이 아닌 개원가의 한 명의 의생으로 이제 육십을 바라본다
어제 닥터들의 한 사이트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며 '지옥의 문이 열렸다'는 섬뜻한 표현을 쓰셨다
15년전?
아니 더 됐나?
흑사병에 대한 책한권이 있었다
그 책에서 흑사병을 논하며 세상의 종말을 논했었다
사람들은 사람을 피하고, 나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살아있는 환자도 죽은 환자와 함께 웅덩이에 버리던 시절
환자가 발생한 지역은 줄로 막아 그 입출입을 금하며 나오려는 자들에 대해 무자비한 학살도 허용이 되던 시절
이젠 유명해진 단어
골든타임
밤사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분이 160명가까이로 늘었나보다
그 중 1분은 사망
3000명가까이가 검사 진행중이니 오후, 저녁, 내일이면 그 수는 더 늘겠지
설마 정부나 보건당국이 모르지는 않았겠지?
에이, 설마 그렇게 문제가 되겠어 이러다 소멸되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진 않았으리라 믿고 싶다
격리, 폐쇄
한 명의 환자분이 진단되어지기 까지 다니신 곳이 얼마나 될까?
병원을 오기 까지 지하철이라도 타고 오셨다면?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고, 사랑을 하고, 사업을 하고, 한 잔술도 나누고...
그러다 증상을 보이고, 염려되어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해서 병원이나 알려진 공공장소의 폐쇄가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지난 주 날라온 의사신문에 실린 글을 보니, 아침에 출근을 해보니 자기 병원이 지정병원이 되있더라는, 아무런 준비와 지원도 없었는데 행정적으로 갑작스레 하루 아침에 자기가 근무하는 곳이 지정병원이라는 말에 자신도 놀랬다는 글을 보았다.
어젠 1917영화를 보았다
두 명의 병사가 잘 못된 정보로 전멸의 위기에 처한 1600명을 구하려 적진을 뚫고 명령서를 전달하러 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 유행성 질환이 돌 때와도 유사한게 아닌가 싶다. 몇명의 제한적 인원과 시설로 적진을 뚫고 가야하는 그 중엔 적어도 공무원이 함께 해야하지 않을까? 지난 메르스나 신종플루시 보건당국의 공무원중 감염자나 염려자는 몇명이었을까? 몇달을 병원내 갖힌 채 감염되고, 쓰러지고, 죽어가던 의료진은 민간인이었건만...
병원이 조용하다.
아니, 오히려 닥터라 믿고 오셔도 아무것도 할 게 없는 현실속 무기력함에 조용한 진료실이 안심을 준다
내가 의사가 맞나?
골든타임을 놓친건 분명 의료진은 아니다
에이, 오늘은 좀 더 신나는 재미난 글을 쓰려 출근하며 생각했건만
또 다른 감정의 글로 흘러가 버렸구만
내일은 즐거운 이야기를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