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고 담아 둬야지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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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몇일 오더니 날이 봄으로 접아 드려나보다

이번주 다음주에 좀 더 따스해지면 광양의 홍매화가 피어주려나

다음 주 토요일 퇴근후 아내와 광양을 내려가 보고자 한다

광양 매화축제가 3월 6일부터 15일까지라 하니

아무리 코로나등의 유행성질환으로 사람의 모임이 줄어들었다해도 조금 더 한가로운 길을 걸을 수 있을까 해서 한 주정도 먼저 가 보련다

한 번도 꽃구경을 가 본 적이 없는 듯

처음으로 가는 꽃구경

우선 광양하면 불고기이니까 가는 날 저녁은 불고기를 먹어보고

어느 집을 갈까?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제각각 추천해주는 집들이 다르다

하긴, 아마도 그 집맛이 저 집맛이 아닐까도 싶지만

방은 예약을 잡았다

나들이 객이 없는건지

방잡기는 아주 수월하구만

아들이 있어 함께가면 일꾼으로 부릴 수 있어 좋으련만 ^^

많은 꽃들이 군락을 이루면 그 한 송이 한 송이가 가지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지만

사실, 홍매화는 군락이 아닌 외딴 가지에 홀로 핀 도도함이 멋진데

동백은 군락을 이루어도 모여 있어도 각각의 꽃몽우리가 그 도도함을 잃지 않는

특이함을 보인다

목단은 함께 모여 있으면

나만 그런가?

그 옆에 앉거나 할 수 있으면 좀 누워있고 싶은 마음이 든다

모란은 가까이서 지켜보면 웬지 한 때는 도도하고 학식이 높고 성품이 고매했던 한 가문이

퇴락해가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헛 기침으로 버티려는 양반가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는 듯하여

가까이보다 그냥 멀리서 보는게 좋다

봄을 말해주는 벚꽃은 웬지 춘향이를 따라 곁들이 사랑을 얻는 향단이의 느낌이라면

화내려나? ^^

예전에는 산수유를 참 좋아했었다

언젠가부터 고속도로변이나 길가에서 너무 흔히 보게 되다보니

그 존재감이 약해진다

반대로 흔하면서도 그 존재감이 더 강해지는건 자귀나무이다

자귀나무에 꽃이 피는 초여름 아직 녹색이 짓어지지 않은 산곁을 지나며 바라보는 자귀꽃은 신비로움을 준다

출근길, 청계산변을 달리다 잠시 멈추어 커피한 모금을 하는 나만의 카페여의천변에 여름내 피어 있는 배롱나무

다 이 겨울이 지나면서 찾아오는 봄과 여름들이다

시간이 지나도

이 겨울을 잊지 않고 기억속에 담아 두고싶다

모스크바보다 춥다고 했던 작년의 겨울

눈보다 비가 더 많이 내렸던 금년 겨울

옥상에 처음으로 마늘을 심었다

파릇 파릇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다

지난 눈속에 파릇한 새싹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눈이 더 반갑고 고맙다

지난 가을엔 여름내 향을 전해준 치자꽃과 연꽃이

가을엔 치자열매와 장미가

겨울엔 비가

올 봄엔 마늘이

그리고 여름엔 또 어떠한 것이 기다려줄까?

친구 와이프가 전화가 왔다

지금 있는 병원 중환자실에서는 주치의 만나기가 너무 어렵고,

상태에 대해 물어도 답을 듣는게 형식적이라 불안감만 더해진다고

고선생이 좀 애를 써주면 삼성이나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어려운 전화

걱정마시라고, 힘써보겠다 전화를 끊었지만

막상 대학들에 전화걸기가 망설여진다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야하는 역이 될 자신이 아직은 서지를 않는다

그 친구와 술 한잔한게 한 달전이던가?

찬구 와이프의 말로는 그 친구가 마지막 만나고 들어온게 나라한다.

계절은 어김없이 흘러가건만

그 계절이 품은건 또 다 제각각 모습들이 다른 것들인가보다

오늘은 좀 편한 얘기를 했으면 좋겠는데

토요일 진료를 마치고

아내와 연극을 보러간다

노배우 신구와 손숙씨가 주연하는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연 이틀 세종문화회관을 가게되나보다

일요일엔 '여명의 눈동자'뮤지컬을 보기로 했으니

금년엔 공연, 뮤지컬, 음악회, 전시등 하고 싶어했지만 그 동안 내일하지, 다음에 하지 미루던 것들을 미룸없이 다 해 보련다. 아내가 보다 지치겟다한다. 금년 50개이상은 보자 했건만, 2월도 마치기 전 벌써 23개가 넘어가나보다

언젠가는 고교적 꿈처럼 다시 극본을 쓰고

무대위에서 먼지 마셔가며 뛰어도 보고 싶다

의사가 책속에 나오는 등장인물이 아닌, 실제 어떠한 것인줄 알았더라면 의대보다 다른 길을 택했을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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