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리 좋아하지 않는 쇼펜하우어지만 이 문장만은 지금 창밖에서 몇일째 연신 같은 노래의 반복과 악다귀로 외쳐대는 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내용이다. 요즘은 트로트가 유행이라 그런 것인지, 병원 앞 횡단보도 앞에선 같은 세곡의 트로트를 연신 반복 틀어 놓고 몇명의 젊은이들이 마치 인형 마냥 숫자를 가르키는 손가락 모양을 하며 춤을 추다 90도로 인사를 하고를 반복하고, 하루 4-5번은 마이크를 단 유세차량이 돌며 너무 그 목소리가 크고 악바침에 오히려 무슨 소리, 주장을 하는지 알아 듣기도 힘겹게 외쳐댄다
왼쪽 횡단보도, 오른쪽에 있는 횡단보도에서 똑같은 모습이 사람만 다르게 손가락의 숫자만 다르게 이루어진다
경제를 논하고, 이대로가면 다 어렵게 될것을 걱정하는 마음에 아마도 감정이 극에 달하는 애국심이 너무도 강한 사람인가보다. 그 스스로가 그를 안다면? 아니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렇듯 쏟아 내 듯이 외쳐될 수가 있을까? 아니면, 더 쏟아 내고자 할까?
지난 시간
가족들을 위해 일을 해 왔다
내 아이들과 아내를 지키고, 그 들의 하고자 하는 꿈을 조금이나마 이룰 수 있게
애국심? 잘 모르겠다
혹여라도 전쟁이 난다면 내 가족들을 위해 총을 들고 나서겠지만, 이를 애국이라 불려지기를 희망하지는 않는다. 나라라는, 조국이라는 의미에 대해 어릴 적 가졌던 의미들을 많이 잃었다. 꼬박 꼬박 단 하루도 늦추지 않고, 내라는 세금 내고, 지키라는 법규 지키는것으로 내가 태어난 나라에 내 할 것은 다 하며 살아가면 되는거겠지
지난 주말 아내가 좋아하는 팥죽을 먹으러 문호리 팥죽집을 가다보니, 그 사이 그렇듯이 긴 시간도 아닌 듯 하건만 새로운 도로가 생겨 있고, 교량이 지어지고 있고, 나무들이 있던 곳은 아파트공사가 한 창이다. 발전하고 있는 모습일까?
어젠 한 선배가 출마를 한다며 찾아왔다
술 한잔 하며 자리하고 싶지만, 선거법이 있어 차나 한 잔 하자한다
출마하는 지역도 나와 전혀 무관한 선배, 그래도 종종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사는 이야기를 하던 선배라 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도움이 될 수 있는 거라면 돕고 싶은 마음이지만 솔직히 정치에 대한 내용은 끼어들고 싶은 마음이 적어 만남 자체가 그리 편하지 못했던 자리
내 고등학교 동기들 그 수가 적지 않고, 어쩌다 동기들 행사를 맞아 한 적이 있어 그 명단들이나 연락되는 친구들의 수가 있을테니 본인의 선거캠프에 함께 해 줄 수 없냐는 선배의 말, 하지만 그 선배는 내 고등학교 선배가 아니다. 다른 고등학교 출신에게 내 동기들의 명단을 주고 다 생각들이 다를 친구들에게 동참의 말을 전한다는 건 그리 조심스러움을 넘어 해를 주는 일이 될 수도
참 반듯한 선배였는데, 아쉽다.
나이가 연배다 보니 자연스레 고등학교 선배들도 소개시켜주며 같이 술자리도 종종 했었는데, 어제의 방문객중엔 내 고등학교 선배도 동행을 했기에 자리가 더 어색하기만
만남, 인연
하고 싶었던 공부 심리학, 중앙대 심리학 박사과정에 들어가 함께 3년가까이 공부했던 선배, 나 보다 나이가 많아 언젠가 부터 자연스레 선배라 불렀고, 난 중도에 박사논문을 마치지 못했지만, 그 선배는 박사를 마쳤기에 부러워하곤 했었는데
헤어진 후
그냥 허탈함이라할 까?
정치?
이게 뭐라고, 경제적, 사회적 지위나 품성 등에서 이미 존경 받고 계신 분이 다른 어떤 모자람을 느끼시는걸까?
아니면, 내겐 부족하거나 없는 이래선 안되하는 애국심의 마음이 강해서일까?
찻집을 나와 마주한 아무 눈에 띄는 선술집에 들어가 소주 한 잔했다
좋아하는 음악틀어 귀에 꽂고 한 잔하다보니,
어느 들판, 나무에 등을 기대고 멍하니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출근길이면 다소 돌아가는 길이지만,
청계산쪽으로 해서 여의천가의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하는 그 10여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 편하다.
아마도 갈수록 도시를 떠날 나이가 가까워져 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