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기원, 바램

by 고시환
DSC03535.jpg
DSC03449.jpg

참 오랜만의 산행

아내와 관악산을 올랐다

몇년전만 해도 쉼없이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르던 산길이었는데

3-4번을 쉬어도 힘에 겨워하는 나 자신의 변화

한 해, 또 한 해의 시간의 의미를 이젠 더 소중하게 여기라 가르쳐주려나보다

오르던 산옆에 누군가가 어렵게 쌓아올려둔 돌탑

어떤 기원을 하면서 쌓았을까?

이 바위 그리고 저 바위

바위위엔 참 많은 바램을 담으며 하나 둘 쌓았을 돌탑들이 이어진다

아마도 누군가 곁에 있었다면 웃으며 장난인 듯 쌓았어도 마음속으로는

맘속 그 만의 간절함이 있지 않았을까?

이론속의 바램과 현실속의 바램은 다르겠지?

'사랑 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를 구하소서

격찬 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를 구하소서

칭찬 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를 구하소서

....'

마더 테레사님의 시, 글 '나의 기도'

그 분도 결국은 기도드림에 있어 인간으로서의 욕구에 빠지지 않기를

그렇듯 애절하게 맘속에 그렸나보다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

천상병 시인은 그의 시로 이미 모든 행복을 다 이룬 노래를 들려준다

산을 오르다 곁의 누군가가 묻는다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나요?

조금만 더 가세요 다 와 갑니다. 라는 답

다 와 가는 것과 다 온 것의 차이

너무 많은 짐을 스스로 떠 안으면서 삶의 시간을 채우셨던 테레사 수녀

이미 모든 것을 내려 놓았을 천상병 시인의 글은 다르면서도 같은듯이 다가온다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 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 때일뿐

........ '

법정스님의 말씀

관악산 연주암은 바이러스로 인해 그 어느 평범한 날보다 조용하게

석탄일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조용함, 북적거림의 적음에 법정스님이 떠오름은 어떤 사유일런지

경내에서 절을 올리며 내 가진 것, 능력보다

더 많은 것과 함께 하게 됨에 감사를 드렸다

아직 산위라 지지 않은 진달래들을 보며 내려오는 길

오르기도 힘겹지만, 내려옴에도 미끄러지며 넘어지시는 분을 잡아 드렸다

삶이란 내려오는 것이 어쩌면 더 버거운 것일지도

천천히 내려가련다

오르며 보지 못한 그 꽃을 보면서

매거진의 이전글누님같은 모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