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을까?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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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잘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

한 친구는 눈에 보이는 걸 그대로 옮기는게 뭐가 힘드냐 하지만,

보이는 것이 너무도 다르게 옮겨지기만 하니

어쩌면, 내 눈앞에 보이는게 내 착각인 걸까?


칸트이전의 자아는 거울에 비유되었다

거울에 비추어진 것,

바로 본인이 놓여있는 그 곳의 그 모습이 바로 자신의 자아라고,


귀족은 귀족으로

천민은 천민으로

부자는 부자로

가난한 이는 가난한 것이 바로 그 자신인 것이라며 현실을 받아 들이라 한다


하지만, 칸트는 자아란 보고, 듣고, 느껴는 것, 사고하는 것,

판단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모든 기능들의 조화가 자아라 정의내린다.

이미 주어진 것이 내가 아닌

내가 했고, 하려 하는 것이 나라고 칸트는 말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킥센트미하이의 책 '몰입의 즐거움'

속에서 몰입의 조건으로 세가지를 제시하고 있었다

첫번째는 목표

두번째는 활동의 효과를 가능한 짧은 시간에 확인할 수 있을것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가 균형이다.


내게 주어진 과제물과 내 능력의 균형


몇년 전 친구하나가 사진 한 장을 메시지로 보내왔다

대학입학동기로 한 때는 가깝게 지냈었지만,

의대의 특성상 졸업은 아마도 몇년 뒤하게 됐던 친구


그 친구는 전공과 없이 모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바로

고향으로 내려가 개원을 했기에 수십년 간 연락이 끊기게 됐었던 친구


아들이 의과대학을 나와 자신이 개원한 곳에서 같이 진료하게 됐다며

웃으며 둘이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아마도 아들에 대하여 자랑하고 싶어 보낸 메시지일 듯

그의 표정이 너무도 밝아 보였다


그는 아마도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와 능력의 균형을 맞우며

나이가 들어갈 수 있었나보다


군 제대 후 진로에 대한 갈등

아내에게 말했지만, 아마도 나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은 아니었을까?

내 능력은 80인 것을

하고 픈 것, 욕심대로 가면 100을 요구하기에 아마도 고된 길이 될거라고


젊었기에 그랬었을까?

아니면, 내 자신도 모를 내 안의 본능의 힘이 그리 나를 이끌었던 것일까?


100의 능력을 택한 길

그 길위에서의 시간들은 돌아보니 균형 맞추려 무던히도 애를 써온 시간들인 듯


속도 높인 트레드밀위에서 뛰고 또 뛰었던 것이

앞으로 가기 위함이라 생각했건만,

정작은 뒤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뛰었던 시간들은 아니었을까?


청계산을 돌아 출근을 하다, 여의천가에 앉아 커피 한 잔하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편하고는 하다


차 트렁크에 캠핑의자 하나 던져두고

보슬 보슬 비오는 날 감싸는 공기의 촉촉함속에

앉아 마시는 한 잔의 커피


이젠 균형을 맞추며 살려한다

못그리는 그림이라도 나 스스로가 만족하려한다

못부르는 노래라도 흥얼거리며 나 자신에게 들려주려한다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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