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에 담긴 것들
어느 시대를 살아간 그 누군가도 아마 이러하지 않았을까?
변화 많은 시대를 고됨 속에 살아왔다고
지난 시간 속의 그 누군가도
지금의 나도 그렇게 같은 말을 되새김질하고 있는건 아닐까?
아마도, 다음 시대의 그 누군가도 그러하리라
세상에 존재할 수 없으면서도,
수없이 꿈꾸는 '만약에' 그 때 내 그랬더라면 이란 회의 속에서
벌써 7-8년은 지났나보다
약속없이 불쑥 들어와 '야! 술사"
하던 그 친구와 한 잔을 나누곤 하던 포장마차
도곡동 타워펠리스라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건물 앞에
색다르면서도 어울리게 자리하고 있던 포장마차
포장마차에서 오징어를 데쳐주고 소주병을 건네주시던
아직 노인까진, 아니었어도 연세가 지긋하시던 두 부부분은
어디로 가신걸까?
내 20대, 30대, 40대는 왜 그리도 치열해야만 했었을까?
그 시절엔 내 맘속에 작은 창고하나 마련해 두지를 못했었던 듯하다
입학과 졸업, 그리고 내 일터에서 꿈꾸어왔던 것
그 의미가 어떠한 것었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까?
내 모든 시간은 의사라는 직업과
진료실이란 공간 속에서 시작되고,
아마도 마쳐지겠지만
'만약에'
내 다른 삶의 길로 들어섰더라면?
아니, 의사로서 다른 길을 걸었더라면?
지금 어떠한 달라진 모습을 가지고 있을 수 있었을까?
오늘은 '?'가 많아진다
아니 어제 저녁부터 많아진 '?'
기억에 나지 않으나, 아마도 그 친구가
어느날 새벽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쓰러지고 깨어남없이 갔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부터가 아니었을까?
내 맘속에 작은 창고 하나 만들어 하나 둘
봉인이 풀지리 않게 묶어 둔 상자들을 쌓아둔다.
창고가 더 커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비오는 날이면,
퇴근길에 도곡역거리를 걷는다
아마도 봉인은 나 스스로가 풀었다 다시 묶고를
반복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길거리 포장마차가 있어 한 잔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빗소리 울리는 천막안에서의 찬 소주한잔
비 때문일까?
그렇게, 핑계 삼아 넉두리를 늘어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