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잎들을 붙여 놓는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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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재난 덩어리가 열 개 있는데,

그 중 한 개라도 이웃 사람이 짊어지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게는 충분히 치명타가 되지 않을까?'


'사람들 괴로움의 성질과 정도라는 것이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철저한 이기주의자가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확신하고

한 번도 자기 자신에게 회의를 느낀 적이 없는 것은 아닐까?

히긴 그러할 수 있으면 편할 수 있겠지?'


'그러면서 생각해 낸 것이 익살이다.

생각하면 할 수록 사람이란 것이 알 수가 없어졌고,

저 혼자 별난 놈인 것 같은 불안과 공포가 엄습할 뿐이었다.'


'인간에 대한 저의 최후의 구애였습니다.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아무래도 인간을 단념할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전후 일본의 젊은 작가, 살아 자살을 다섯번 시도해 결국 마지막엔 성공한

디자이 오사루의 '인간 실격'

돈 많은 집에서 태어났지만 돈의 가치에 대한 숙제를 안고 살아간 사람

돈 많은 부모가 사주는 것과 사줄 수 없는 것


돈 많은 부모는 무엇이든 사준다 하지만

정작 그가 꿈꾸는 것은 주지를 못한다

그것은 돈으로 살 수가 없으니


인간 관계


어느 한 집

작은 밥상위에 모여 반찬 하나를 다투지만

그 중 누구하나 평소와 다름에 대해서는 모두가 걱정을 보낸다


누군의 성공에 대한 기뻐함보다

실패에 대한, 실수에 대하여 아파하는 모습


아침 메일함을 열며 보기 싫어도 보여지는 포털뉴스의 사진 한 장

법조계의 권력자 둘이 아마도 몸싸움이 있었나보다

저 정도 자리에서 맞으면 오히려 숨기려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건만

얼마나 맞았기에 침상에 누워 링걸을 맞고 있는 사진을 당당하게 실었을까?

아마도, 깡패가 때려도 주져앉거나 얼굴의 상처는 몰라도 링걸의 대상은 되기 어려울텐데

차로 뭉겠나?


아침 일어나 마당을 정리 하다보니 마을 거리를 청소하시는 분이 바뀌셨다

마실 것 한 잔 드리니, 앉아 담배 한 대 피워도 되냐 물으신다

얼마든지


이른 새벽이건만 저녁의 피로를 보이는 모습으로

요즘은 비가 와서 더 힘듬을 말씀하신다

나무잎들이 비에 젖다보니 땅에 붙어 쓸기 보다 하나 하나 줏어야하다보니

일이 몇배 많아 지셨단다

어떤 나무잎은 찝개로 긁어야만 간신히 떨어지는데

그 마져도 찢어져 일부는 붙어 있다니


아마도 비가 하늘에서 바닥으로만 오는 건 아닌가 보다

현실속 화면 내에는 아주 오랫동안

때로는 새로이 오래가며 강풍에도 그 자리에 멀쩡하게 자리하고

아니면, 껌을 일부러 붙여 두었던 것일까?

색 바랜잎들이 수십년 그 자리에 붙어 있고, 가려져 숨겨져 있던 잎들도 새로이 보인다


내 아이들

그져 일상 속 1人

빗물에 끈길지게 붙어있거나, 씹던 껌하나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적어도 거짓됨은 가지지 않아주었으면 좋으련만

거짓, 때로는 나 자신 스스로 거짓임을 모른채 오늘 오는 비를 맞고

있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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