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네 개나 있는데 두 개 밖에 쓰지 않는다니 사치스러울 뿐이다.
네 발로 걸으면 그 만큼 잘 걸을 수 있을 텐데
늘 두개로 걷고 나머지 두 개는 선물 받은 대구포처럼 하릴없이
내려뜨리고 있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나스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처음부터 소설은 고양이가 화자가 되어 그의 눈에 보이는 인간들을 평한다
개포동에 개원을 하고 있는 한 후배로 부터 전화가 왔다
병원이 있는 건물 지하가 침수되어 전체 건물에 전기공급이 끊겼다고
백신이나 기타 약재들에 대한 보관과 혹 원하는 환자분들이 계시면 대신 봐줄 수 있느냐는
2020년은 어떠한 해로 역사 속에 기록이 되어질까?
이렇게 오랜 기간 비가 왔던게 언제였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를 않는다
많은 비는 있었었도, 긴 장마는 참 오랜만이다
네 다리로 이 땅에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들에게
두 다리로 걸으며 두 손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인간들을
어처구니없는 이 땅의 존재로 보는게 맞을 지도 모르겠다
코로나로 공장가동이 멈추며 공기가 맑아지고
소독률이 높아지면서 자잔한 질환들이 줄어들었다한다
장마뒤의 전염성 질환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지만
올해 독감 백신에 대해서도 걱정이 앞선다
무상접종대상이 늘어나면서 나라에서의 조달량이 늘다보니
일반인들에 대한 접종량이 부족하게 될 듯하다
또, 독감백신의 그 특성상 효과가 6개월을 이어가기 어렵다
평소라면 추석지나 10월말경에 접종을 권해드리고는 했건만
올해는 코로나의 불안감 등으로 인해 9월초부터는 접종에 들어가게 될 듯하다
이른 접종에 따른 내년 2-3월이후의 유행이 염려가 된다
반려견, 반려묘 등에 이어 나무나 꽃 등에도 반려의 단어를 붙인다
언제였던가?
아버지의 부고소식에 고양이가 아파 갈 수 없다는 어느 딸의 이야기가
친구들사이에 술안주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비오고, 한적한 진료실
한 친구덕에 오전의 적적함을 달래준다
딸과 아들, 그리고 아내
자신에게는 가족이지만 정작 자신의 엄마와의 거리감에서 방황하는 친구의 모습
그 방황은 내일의 너나 내 모습일 거라며 허탈하게 쓴 커피잔을 비운다
함께 살기 힘든 사람들
남과는 여행길에 올라도 함께 오르지 못하는 관계들이 늘어만 간다
이번 휴가
따라오려는 아이들을 두고 아내가 그냥 홀가분하게 둘이
어디든 훌쩍 다녀오자 한다
이젠 둘이 다니는것에 익숙해져 갈 훈련을 하잖다
벌써 그럴 나이대가 되가나보다
어쩌다 내 나이조차도 나 스스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을까?
아직은 어딜 가나 따라다니려하나
언젠가는 떠나겠지, 우리도 그랬듯이
어느날 갑자스레 훌쩍 떠남을 보이기 전에
먼저 우리가 익숙해지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