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약속 하나 해본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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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다른 해와 달리 버거운 봄을 넘어

연 이은 빗속의 여름을 지내서인지 휴가철을 잊어 버렸었나보다


지인의 휴가 이야기를 듣고 달력을 보니 휴가를 논할 계절

언제 휴가를 가는지 물어오지 않은 병원 식구들에게 미안하다

기다렸을텐데


생각난 김에 비가 그치면 휴가를 가자했다

이번주면 그치겠지 하고 정했건만

비가 그쳐줄까?


하긴 빗속에 맞이하는 휴가라해도

나에겐 그리 별다른 차이가 없을 듯하다

아직 어떠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으니


휴가철이 되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가야할 때, 해야할 때 하지 않으면

가려할 때, 하려할 때 갈 수 없고, 할 수 없다'는 말


매년 휴가철이면 미리 예약할 걸 하는 뒤 늦은 후회


살아왔던 시간 동안에도

미루다 결국은 놓친 것들이 적지 않다

보고싶었던 공연도 제 때 예약을 못해 보지 못했고

아파하던 친구,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봐야지 했었는데

기다려주지 않고 먼저 떠났던 친구


시간이 좀 된 지난 출근길

청계산 자락을 따라 차를 몰다보니 한 쪽으로 호박꽃이 보인다

차를 멈추고 가까이 다가가니 꽃안 꿀벌들의 활발한 날개짓

이 들도 아마 이 철이 지나고 나면 자신의 역할을 마치게 되겠지


나 자신에게 약속을 한다

이젠 그냥 그 때 하자고


지난 시간엔 미루어왔었지만,

이젠 잊어 때를 놓치고는 하는게 달라졌지만

생각에 머물지 말고 그냥 해야겠다

하지 않은 후회보다, 하고 나서의 후회가 더 가볍지 않을까?


오늘의 출근길

배롱나무의 꽃들이 짓어가는 여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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