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 바라보는 맑은 하늘
하늘
어느 일요일
옥상에 앉아 보는 이 없음에 웃통을 벗고 드러누워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속엔 아무것도 없는 듯 보이다가도
또 뭐가 저리도 많이 담겨져 있는 듯이 가득차 보인다
하늘을 바라보며 눈을 감고 떠올려 본다는 것이
무인도내에 사람이 없는 곳
그 곳에서 몸에 무엇하나 걸침없이 뛰어다녀보고 싶어진다
미친놈처럼 의미없는 소리 외치면서
찾아보려했건만, 찾지를 못했다
고려시대 기생들의 시를 모아 출간한 책
오래된 듯 싶다
책 제목도 잘 기억은 나지 않으나,
한 귀절이 떠 오른다
'기방에서 옷고름 풀어 술을 파는 나
양반댁 규수의 눈웃음속 꿈과 다를게 있을까?
웃음을 팔아 한 잔술이라도 더 탁자에 올리려는 나도
그대도 바라보는 하늘은 같이 맑고 같이 비가 올텐데
자리 한 곳은 달라도,
봄의 꽃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그 맘은
나 역시도 그대와 같다오'
맞나 모르겠다
문구 몇구절은 다르다해도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서로 다른 곳에 있고, 신분도 다르다해도 결국 그 어느 시절에나
꿈꾸는 것은 같은 것일 듯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느끼는 것은 달라도 바라보고 싶은 마음은 같을 듯
내 입장에서 남을 탓하고 내려보고, 견제하는 마음이
고려, 그 오래 전에도 그러했나보다
한 때 대학에 몸담았다고
찾은 후배 전공의몇과 학생들
술 몇잔에 뭐라 전하는 말에 답하기 보다
듣기만 할 수 밖에는 없었다
그 들도 알고 사회도 안다
그럼에도 모른척 등을 돌리고 서로가 힘겨워한다
등을 기대고, 아니 등을 돌려 안아 주면 힘든 시절 조금은 덜 외로울텐데
눈물을 보이는 후배들에 무기력감 속 등을 도닥여주는게 다일뿐
돌아오는 차안에서 밀려드는 외로움에 전화를 걸어
몇몇 친구와 실없는 소리를 던졌지만
더해지는 외로움, 괜히 집에 들어가 애들에게 하지 않아도 될
화와 짜증을 내고야 말았다
이럴 땐 화를 마음대로 지를 수 있는 그런
작은 공간의 밀폐된 공간이라도 있어주면 좋으련만
오늘도 오전이 지나간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맑다
맘은 무겁건만, 그래도 하늘이 맑아 어디 트인 거리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라도 잠들어 보고 싶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