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아내와 제주에 한 동안 머물렀었다
둘의 목표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
관광지나 이름난 곳
맛집
몇년간 올레길, 오름등을 오르기 위해 한 달이면 2번이상은
다니던 곳이다보니 새로이 갈 곳도 그리 없을 듯하고
올 추석연휴도 제주에서 머물게 될 듯하다
해변가를 달리다
맘에 드는 시간에 시원한 곳에 넓은 창을 가진 카페를 만나면 주저 앉아
책을 읽고, 영화도 보고, 엉터리 그림이라도 그려보고
또, 계획에 없던 재미중 하나는 사람구경
다양한 사람들
젊은이들, 가족들, 연세드신 분들, 외국인들
지켜보다보면 많은 경우 유사한 장소에서
약속한 듯한 포즈로 사진들을 찍고는 머뭄없이 그냥 지나가버린다
그 좋은 풍경하에 사진을 찍고
바로 가고 싶을까?
약속들이 많은가보다
조금 더 머물면 보지 못한 것들을
느끼지 못한 것을 더 보고 느낄 수 있을텐데
제주도의 푸른밤가사중 '똑같은 사진찍기 구경하며'
실제 해보니 의외로 재미나다
아내가 묻는다
우리 신혼여행왔을 때 그 택시기사분은 돌아가셨겠지
90년이니 30년전, 살아계실까?
한 때는 우리도 똑같은 장소, 촬영을 해 주시던 기사분이 요구하는 포즈로
사진을 찍던 그런 시절도 있었는데
그 때와 지금의 우리가 같은 사람이라는게 사실 믿겨지지 않는다
지난 주말엔 양양의 한 카페에서 오후의 대부분을 보냈다
바닷가에 나가 바람을 쐬기도 하고
카페내에서 유리창 너무의 좀 더 먼 바다를 보기도 하고
피곤함, 힘듬의 얼굴이 많이 달라졌다며 좋아해준다
내겐 도시가 안맞는걸까?
커피와 바다
그리고 빵내음
바라다 보이는 하늘과 들리는 온갓 바다가 담은 소리들
바람에 따라 전해오는 바다의 내음들
그거면 된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