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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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

카페에 앉아 벽에 걸린 그의 판화그림을 본다


아마도 열몇번은 읽은 듯한 삼국지

처음으로 접한 것은 국민학교시절 박종화작품으로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채 빠져 들었던 그 책 하나를

이 작가, 저 작가의 글들로 마음이 흔들릴 때나

시간속에 갖혀 있을 때면 읽고는 하여왔다

아마도, 이름 좀 가진 작가들은 대부분 한 번은 썼을 듯한 삼국지


어렵게 박종화 작으로 다시 구해 손에 들어본다

어릴적 접한 박종화작 삼국지는 3권으로 됐던 기억인데,

중고서적을 뒤지니 다시 쓰여진 것인지 10권으로 된 것들뿐

아쉽다, 원작을 보고 싶었는데


이럴 때면 청계천에 있던 중고서점들이 그리워진다

오래된 책냄새속에 원하던 책을 찾다

뜻밖의 책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었었는데


삼국지, 그 속엔 참 많은 인간상이 담겨져 있다

글을 쓰는 이에 따라 영웅이 되기도 하고, 간웅이 되기도 하고

바보가 되기도 하고, 도덕군자가 되기도 하는

그 인간상들의 실 모습은 어떠했을까?


실제 그리 평범한 일상속의 나와 그렇듯 많은 다름을 가졌었을까?

어쩌면 일상속의 한명 한명과의 그 차이는 그다지 끄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역사속 그 비추어짐에 따라 영웅이 되고

병사가 되어 이름없는 들판의 넋이 되었을 뿐


어느 시대속이든 노래를 그림을

또, 힘과 여러 재능과 재주에 남보다 더 함을 가졌으나

이름없이 사라져간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어쩌면 스스로도 자신 스스로도 본인의 재능을 모른채


에바 알머슨의 원화로서의 그림값은 수천만원에 달한다

그래도, 소박하다 하는 판화그림은 수백만원대의 한정판 백여점으로

상대적인 저가로 나오기 무섭게 품절되어 구하기 어렵다 하니

희귀성때문일까?

가격때문일까?

작품성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고가의 다른 작품들로 인해서 일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림위에 사인되어진 이름값

그 이름값이 많은 부분을 이룰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보면 맘이 편해지는 에바 알머슨의 그림들


하지만, 그 가격대를 대하고 나면

그 단순함이 주는 편안함이 무게감속에 묻혀버리곤하니

어쩔 수 없는 난 소인배에 그져 세상사속에 얽매인 속물을 벗어나지 못하나보다


사람마다 가지게 되는 그 이름값

내가 발버둥친다해도 세상이 주기전엔 가질 수 없는 이름값

그 자체의 가치보다 부여되어지고, 입혀지는 것도 무시하기 어려운

바로 그 이름값


긴 시간

발의 모양이 뒤틀어지고, 손의 지문이 지워지고, 내 삶속에 다른 것들이

들어가지 못한채 한 가지만을 향해 달려가서 이룬 이름값들도 많기에

이름값을 가벼이 보아서는 안되겠지


그 이름값이 나이들며 지금의 내 자리한 곳을 만들어주고 있을테니


사실, 나 처럼 부족한 이들은 이름값을 가진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때론 시기와 질투도 하지만

결과가 되는 그 이름값을 가지기위한 과정

그 시간속에 다른 많은 것들을 얼마나 잃어 왔을까?


내 좋아하는 에곤 쉴레의 원초적 그림들

하지만, 그는 그의 삶속에서 잃어야했던 것도 적지 않음을 접하다 보면


많은 이들이 작품은 몰라도 그 이름은 아는 빈센트 반 고흐

죽어서야 비로서 그의 작품들 곁으로 사람들이 모였으나,

살아 그가 안고 살아야했었던 가난과 외로움은


이름값을 얻는 것보다

어찌 보면 이름없이 평범함속에 오늘 하루를 마치고

삼겹살 한 조각 안주삼아 쓴 소주잔 입에 털어 놓고

붕어빵 한 봉지들고 내 둥지로 돌아갈 수 있음이 더 행복한 것일지도


자식들에게도 무엇이 되고, 어떤 자리에 올라 주기 보다는

시간이 갈 수록, 자기 자리를 잡아 누군가에게 아쉬움 전하지 않을 정도로

세상속에 묻어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바뀌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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