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 걸렸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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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예전엔 다른건 몰라도 공부도 못하고 노래도 못하고 잘하는 건 없어도

집중력에 대해서는 동급생들도 인정을 해 줬었는데

한 번 빠지면 밤이 낮이 되고, 하루가 이틀이 지나도 모른채 마치기 전엔

끝난게 아니었었는데


사진을 좋아하기 보다 현상인화가 좋아 현상인화룸에 들어갔다 나오면

요일이 바뀌어 있곤 했었던 기억들


이젠 그 마져도 잃어가는 듯 싶다

집중력과 판단력, 결단력과 진행력 많은 것들이 시간의 저 편속남아

나만 홀로 떠나 보내 버린 듯


책을 읽는다

습관적으로 두 권, 세 권의 책을 서로 장르가 다른 책들을 함께 읽곤한다

한 권의 책속에 너무 빠져들어 나를 잃기 싫어 반대되는 류의 책들을 함께 읽는다

이 책을 읽다, 저 책을 읽어도 그 진행도를 어렵지 않게 다시 이어가곤 했건만

이젠 그게 잘 안된다


몇 페이지 뒤로 넘어가서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야

이전의 끝자락을 간신히 찾아 이어가게 된다

나이 탓일까?

아니면, 나태해지고 게을러져 버려 그러한 것일까?


세상

시간

세태가 쳐 놓은 거미줄

사실, 그 어느 시대라 해서 상대에 대한 거미줄이 없던 시절은 없었겠지

거미줄에 걸리고 나면 발버둥치면 오히려 거미는 줄겨할 듯

거미줄을 끊을 힘이 없다면 오히려 나를 잡은 그 줄은 더 엉키며 꼼짝못하게 내 공간을

줄이며 서서히 다가오는 포획자의 먹이감이 되어 버린다


1800년대의 책이니 아마도 200년은 훨 더 넘었을 듯한

존 러스킨의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그는 경제학의 이론은 감정이 없는 인형의 인간위에 이론으로 쌓아올린

거짓 학문임을 말한다


'처음부터 와서 일을 한 사람과 나중 늦게 와서 일한 사람이

같은 임금을 받는다면 처음부터 일한 사람은 불만을 표할 것이다'

하지만, 임금주는 말한다

나는 당신에게 약속한 액수의 보수를 주었고

뒤에 온 사람에게 같은 액수를 준 것은 내 뜻일 뿐이니 불평할 내용이 아니라고

이는 사실 '마태복음 20장'에 실린 이야기다


구원에 있어 그 믿음의 기간을 따지기 보다 베품을 먼저 말한


경제학이란 학문의 시작을 구체화한 것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부터로 보고는 한다


경제학은 그냥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가에 대한 학문이다


경제학을 정치적 경제학과 상업적 경제학으로 나누어 말하기도 했는데,

정치적 경제학은 한 기업이 자리잡아 잘 되어 노동자와 함께

고용주가 부를 나누어 모두가 다 같이 부자가 되어지는 것을 말하나

상업적 경제학이란 기업이 시작해서 자리잡아 돈을 벌기 시작하자

함께 시작한 노동자를 대신하여 싼,

요즘으로 말하면 외국 노동자로 교체하며 임금은 낮추고

고용주의 소득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어떠한 경제학이라해도 그 이론과 논리를 보면

부를 축적하여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준다해도

그 노동자는 결국 자신이 생산한 제품을 구매해야하기에

그것도 1:1로가 아닌 기업의 마진을 포함한 가격으로 구매해야하기에

기업은 더 부를 노동자는 더 가난의 길로 접어 들어 부와 빈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그 간격이 벌어지게 되고

전쟁이나 기타 지금과 같은 질병등 어떠한 사회적 위기가 있다면

그 간격의 차이는 더 심해지고, 가속화되어질 것임을 책은 지적한다


경제학의 바탕을 들여다 보면

피와 살을 가진 인간을 기계화하여 계산대위에 올려 놓는다

과거 전태일이 '우리들은 기계가 아니다!'를 외쳤던 그 시발점이 된 것은

어쩌면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부터가 아니었을까?


국부론에 앞서 출간된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는 국부론의 차가움보다는

누가 좀 더 일하고, 누가 좀 더 배려를 받더라도 함께함의 엘도라도

그게 바로 우리 모두가 꿈꾸어야할 현실속 천국이라 말하지만,

책은 사실 메마르게 쓰여져 있고,

현실과 조금 먼 시대에 쓰여져 있어 잃혀지는 시간이

조금은 길어지고 다시 돌아가 읽게 되는 책


사회속의 무수한 거미줄

법속에는 일상속 실생활과 달리

이해하고 알아 듣기 어려운 단어들이 수없이 나열되어져 있어

나도 모르게 거미줄에 감싸여 벗어나지를 못하게 되어지나보다


법과 경제학

둘은 다르면서도 세상속 시간을 살다보니

서로 친하지 않으면서도, 함께함이 적지 않은 듯


세무용어는 어려우면서도 통보가 우선이지 용어, 단어에 대한 설명은 적다

진료실에서 의료용어로만 환자를 대하면 아마도 환자분은

뭐 하나 얻어가는게 없을텐데


법과 세무만이 아닌, 공공적인 것들은 어찌보면 불친절함으로

보이지 않는 거미줄을 치고 몸부림치면 더 조여만 오는 듯

벗어나려면 그져 거미줄보다 더 강해야만 하는걸까?

하긴, 강하면 어떤 거미줄도 의미를 잃음을

현실속에서 어렵지 않게 보게 되지만


환자가 질환을 모르고 진단 시기를 놓쳤다해서

이를 질타하고 벌주지는 않는다, 함꼐 안타까워 할 뿐


진료실안에서만이 내 평생의 삶

주민등록등본과 초본의 차이도 모르는 내게

세상밖은 거미줄이 너무도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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