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퇴임후 해바라기 밭을 처음으로 일궜다던 한 어르신
금년의 비바람에 키큰 해바라기들은 다 꺾기고
키 작은 해바라기만이 남았다
커피 한 잔과 함께 푸른 하늘아래 웃으며 그래도 하나를 또 배웠기에
그걸로 금년 수확은 성공을 했다며 웃으셨던 모습
커피를 마시는 테이블주변의 코스모스들
심지 않은 코스모스가 어디선가 날라들어 주변에 피더니
비바람이 불어 땅에 드러 누워도 다음날의 햇살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꼿꼿한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일어 서 있더란다
내년에는 해바라기보다 코스모스밭을 일구시겠다 한다
바람에 흔들려도
쓰러져도 다시 스스로 일어나 자기의 모습을 가지는
코스모스가 좋아지셨다며
차라리 나라를 잃었던 시절엔 함꼐 그 뜻과 행동을 할 수 있었던 듯
나라를 찾으면서 함께하던 이들은 서로를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려 하다
결국 적이 되어 버렸다
군인 출신의 문인이자 기자 선우 휘
제목이 기억나지 않으나, 그의 작품중 정전협정 발효시간인 오후 10시
정전을 논하면서 조금의 땅이라도 더 뻈기 위한 전투는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던 시간이
그 하루간 연이어 각 전선에서 치루어졌다
고지를 뻈고, 지키기 위한 죽음들
그 죽음속에 소대원을 다 잃은 소대장이 정전을 알리는 육성 알림속에
일어서며 소대원 이름들을 하나씩 외치며 부르는 순간 날라든 어둠속 총성에 쓰러져간다
선우 휘의 작품들은 대부분 흔히 말하는 보수적 논객이지만,
꼭 그렇다고만 볼 수 없는 것은 그의 작품들 속엔 자체 고발적인 것도 적지가 않다
그의 소설중 대표적인 작품이랄 수 있는 '불꽃'
가족의 건사를 목숨처럼 여기는 할아버지와 3.1운동에 앞장서다 숨진 아버지
할아버지에 의해 일본의 교육을 받고,
유학을 다녀오지만 학도병으로 끌려가 의미없는 전쟁터에서 도망치려하나
어디를 가나 전쟁터일 뿐
전쟁을 하는 이들은 그 들의 약탈과 폭력, 강간, 파괴, 살인을 다 전쟁으로 이유를 돌린다
그런게 전쟁이라고, 그런 전쟁을 혁명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소설의 주인공 현의 고민은 여기서 부터 구체적으로 그를 지배한다
'그 많은 시체와 희생을 강요하며 이룬 혁명의 목적은 뭔가를'
'혁명이란 단어는 매력적이지만, 역사가들은 혁명은 역사적 전환의 필요성이라 하지만,
이는 결국 역사가들의 자기 변명적 다루기 좋은 재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다른 이의 삶의 골패짝을 쥔이들은 태연히 소파에 앉아 소수의 희생은 대를 위해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는 말로 혁명을 독려하고 그 들을 질타할 뿐이라고'
'꽃은 때가 되면 피고 말없이 질 뿐이건만 인간들은 제멋대로 그 의미를 붙여
정열, 불안, 비애, 고결, 순결, 사랑등을 논하며
그 색에 따라 편과 편을 만들어 서로의 가슴에 칼날을 겨눈다'
학도병에서 도망쳐 북에 머물지만, 그 현실에 고개를 떨구며
남으로 내려온 현은 학교에 선생으로 재직을 하게 되나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나보다
교장의 비리, 그 비리에 항변하는 선생들은 힘을 가진 교장의 말 한마디에
그 지위여부를 뒤에 논하며 우선적으로 잡아 고문을 하는 권력층들의 모습
그러다 터진 전쟁
전쟁중 내려온 현과 고향에서도, 일본 유학과 학도병시절부터 절친했던 친구 연호
연호는 현에게 자신들과 함께할 것을 말하지만
현은 ' 난 나대로 살고 싶네'
윤호의 답은 '그건 어렵네, 혁명은 무위의 한 사람도 용인하지 않아'
이어 하는 말은 읽는 나도 섬뜻하다
' 마비된 인간의 잠을 깨우고 그 머릿속에 새로운 인간의 의식을 부어 넣어야하니까'
마비된 인간
새로운 의식을 강제로라도 부어 넣어야하는 것이 혁명인 것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이 땅 어디에선가 이어지고 있으니
현은 광장에서 벌이는 인민재판에 북에서 탄압받아 야반 도주하듯이 내려온
학교 선생 아버님이 조국을 버린 사람으로 지목되어 공개 처형되려는 순간
연호를 치고 주어진 현실에서 벗어나려 산으로 도망을 간다
도망간 산의 동굴엔
3.1운동후 도망하여 숨어 있다 숨진 아버지가 숨어있다 숨진곳
현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곳에서 연호를 죽이고 자신도 후회없는 죽음을 택한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애모, 사랑, 숭배라한다
코스모스의 꽃말은 순종이라 한다
그져 꽃들은 때가 되면 피고, 질 뿐 그 의미와 꽃말을 부여한 것은 누구였을까?
나라가 달라 빼앗고 죽여야하고,
사상이 달라 또 빼앗고 죽여야하고,
모두가 다 명분으로 혁명등을 내 세우지만 혁명은 누굴 위한 것일까?
최인훈의 광장
갖혀진 방안도, 막힌 곳이 없는 광장도 다 싫었던
광장속의 명준이 택한 것은 흐르는 바닥모를 깊은 바다물속
드 넓어 보이는 바다지만
정말 그렇듯이 드 넓을까?
그 바다를 떠도는 배들을 안내하는 등대하나
그 등대의 불빛이 비추는 곳이 길이 되는 막막한 바다
그리고 그 바다에 밤이 찾아오면 더 막막해 지겠지
지금의 우리에겐 해가 떠 있는 것일까?
반세기 전의 책을 읽어도 오늘을 말함과 같이 느껴지는 것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