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스스로 살아서 짓는 나의 타지마할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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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 부와 권력을 가겼던 무굴제국의 황제 샤자한

그는 사랑하는 먼저 죽어간 아내를 잊지 못해 웅장한 타지마할을 건설한다

시대를 넘어서서도 그 아름다움과 웅장함

지는 해를 받은 대리석의 건물


23년이 걸린 건축의 기간


최근 책이나 영화에 대한 글을 주로 쓰게 된다

오래된 습관중 하나

나를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화가 안에 잠재할 때면 두꺼운 책을 읽곤 했었다

대학에서 은퇴하는 것이 꿈이었었는데,

대학에 사표를 내기 전 생각을 줄이려 읽던 토지

군 시절, 보고도 보지 않은 듯, 입이 있어도 귀가 있어도

없는 듯이 지내야했던 시절 대망을

삼성에서 지방대출신으로 따돌림속에 읽고 또 앍던 신동엽의 금강


요즘도 그 버릇을 이어가나보다

달라졌음은 노안이 왔는지, 책을 오래 보면 눈이 시리고 아파

이북을 통해 주로 듣는다

편하기는 하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은 어쩔 수 없다

그럴 때면 영화를 본다


2년전 아내와 배낭여행을 갔던 곳은 죽기전 꼭 보고 싶었던

카프카의 프라하

카프카의 묘지와 그의 집앞에서 몇일을 앉아 뜨는 해도 보고

지는 해도 보았었다


그리고, 글루미 선데이를 떠올리며 들린 부다페스트

아마도 열흘정도 머문 듯 싶다

아쉽게도 해당 레스토랑은 예약이 어렵고, 드레스 코드가 있어

그져 밖에서만 안을 기웃거릴 수 밖에 없었지만

부다와 페스트를 중심으로 기차로 주변의 시골들을 계획없이 다닌

헝가리는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러고 보니, 북유럽소설들은 적지 않게 접했지만

헝가리 소설은 처음으로 접한 듯

서보 머그더의 '도어'


그녀가 말하는 소설속 문은 어떠한 것일까?

'도어'속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 여인 화자인 작가 나는 말한다

'에메렌츠를 죽인 것은 나였다

그녀를 죽이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구원하고자 했다는 말도,

여기서는 그 사실 관계를 바꿀 수 없다'


마치 살인에 대한 추리소설처럼 시작이 되지만,

비교적 두꺼운 분량의 책속에는 나와 그녀, 에메렌츠와의 애증관계에 대한

심리적인 오고감으로 책은 채워져 있다.

반복되어지는 갈등이지만, 때론 이해어려운 고집을 부리는 에메렌츠

그를 거부하지만, 다시 그를 찾게 되는 화자인 나와의 관계는 지루할 수도 있지만

조금 읽는 속도를 느리게 하면 그 둘, 서로에 대한 감정이 내 안에 자리함이 커져간다


1, 2차세계대전을 치루었고,

어려 천둥번개속에 두 동생과 어머니를 같은 날 동시에 잃은 에메렌츠

세상으로 부터 버려져 버리고 홀로 된 에메렌츠

그 이후 그의 세계는 오로지 그녀 자신만이 자신을 지켜야하는 삶의 시간들


다른 집의 도우미로 살며 때론 우익을, 때론 유태인을, 때론 좌익을

숨겨주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배신 아닌 배신


위기를 벗어난 그 들은 그녀를 잊는다

그녀는 이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져 그늘을 만들어주고, 자신 스스로 의자가 되어 누군가의 쉼과

도움의 존재이지 도움을 받아서는 안되는 존재로 자신을 굳혀간다

그렇게 스스로는 문을 나설 수 있어도

자신안으로 들어오는 문은 철저하게 닫아버린다


작가로서의 시간을 위해 함께한 화자인 나와 에메렌츠

둘의 계약은 일방적으로 에메렌츠가 정한다

일하는 시간이나 급여 모두를


어느 크리스마스날 눈속에 파묻혀 버려진 강아지

두 부부는 강아지에게 비올라라는 이름을 붙여주지만

정작 비올라의 정신을 다스린 것은 에메렌츠였다

그 녀는 받는 것은 거부했지만

보살피고, 숨겨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의무감을 가진 듯한 삶

거리에 버려지고, 죽어가는 고양이 7마리를 집안에 둔채

외부의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도록 문은 항상 잠겨져 있는 상태다


에메렌츠가 아프고, 병들때

함께 힘을 잃고 쓰러지는 비올라

아마도 사람들은 너무도 많은 자기애와 변명으로 내 주변이 말해주려는 다른 삶을

타인과의 1:1 관계에 대해 둔감한 벽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에메렌츠는 자신의 죽음을 위해 돈을 모은다

자신만의 타지마할을 지어 자신의 어머니와 죽은 동생, 그리고 자신을 위해

소설속에 몇번의 반복으로 자신이 죽으면 자신의 타지마할을 지을 것을

유언한다. 화자와 조카와 주변에 함께 하는 총경에게


단 하루도 빠짐없이

낮이든 밤이든 낙엽이 떨어지면

눈이 오면 길을 쓸던 에메렌츠가 보이지 않는다


위기를 느낀 화자는 에메렌츠를 구하고 싶다는 맘에

그녀의 성문을 부수고 들어가 뇌출혈로 이미 반 죽어가는 그녀를 구하지만

그녀는 그를 구한 것일까?


그녀가 지키고자 했던 성은 무너지고

성을 지키고 있다는 거짓말속에 그녀는 회복을 보이다

이미 먼지와 같이 사라진 그의 성의 현실앞에

그녀의 그가 꿈꾸던 타지마할로 떠난다


어렵다기 보다, 심리적이고 길고 긴 소설

글로 옮기기가 쉽지가 않다

차분히 천천히 읽어야하는 소설


'아주 예리한 칼로 사람의 심장을 찌르면 그 사람은 바로 쓰러지지 않는다'

는 작가의 후반부의 문장을 몇번을 반복해서 읽어본다


화자는 에메렌츠의 죽음앞에 울지 않지만,

몇일이 지나 베란다를 통해 보이는 거리를 보며 쓰러지듯이 오열을 참지 못한다


아마도, 진정한 고통이나 슬픔이란 그런것이겠지

지금 당장 내 가슴에 꽂힌 칼날이라해도 아마도

그 칼날의 통증은 바로 나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게 진정한 아픔이리라


단 한명의 죽음에도 그 이유와 책임이 물어지건만,

사회적 화두가 되어지고 아둔한 1人으로서는 답을 찾기 어려운 백신에 의한 사망

이미 그 수가 수십에 달하건만 고개숙여 사죄하는 것으로

책임을 지는 이도 없고,

설명을 하여주는 이도 없다.


예리한 칼로 찔렸기에 당장은 어떠한 일이 일어났것인지 모르고

나중에라도 그 슬픔과 아픔, 자신의 자리의 의미들을 알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아~~~

또, 길어졌다

짧게 써야하건만


세상은 두 사람이 마주한다

애증을 그 때 그 때 섞으면서 마주하며 가야하는 세상

그 세상속에서 전혀 내 손이 다을 수 없는 타인에 의해

내 의지와는 다르게 밀리 듯이 가야함은 무기력감을 더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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