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다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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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표제의 글도 페이지를 넘기기 어렵게 만들던 시집 한 권


' .....

내가 싫은 일도 나는 하지 않았다

못된 오만과 이기심이었을 것이다


나를 반기지 않는 친척이나 친구 집에는

발 걸음을 끊었다

자식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싫은 일에 대한 병적인 거부는

의지보다 감정이 강하여 어쩔 수 없었다

................


만약에 내가

천성을 바꾸어

남이 싫어하는 짓도 하고

내가 싫은 일도 하고

그랬으면 살기가 좀 편안했을까?


아니다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 삶은 훨씬 더 고달폈을 것이며

지레 지쳐서 명줄이 줄었을 것이다

.............'


시집속 '천성'의 몇 줄을 옮겨본다

나란 사람은 타인이 될 수 없다


사르트르의 철학에 매료를 느꼈던 젊은 시절도 있었다

타자가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

같을 수 없겠지만, 어느게 나일까?


아주 오래된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아마도, 2000년초반에 나온 영화였을 듯

그 때도 역시나 무엇엔가 마음속 화로 누군가에게 폭발하기 전

뇌관을 식히려 병원 건너편 영화관을 홀로 들어가 보았었던 듯 싶은 영화

'데이비드 게일'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윈슬렛, 로라 린니, 맷 크레이븐 등 익숙한 얼굴들이

나오는 영화 데이비드 게일을 넷플렉스에서 다시 한 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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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

인간이 인간을 평하여 죽음을 안기는 제도

살인과 사형의 차이라면, 죄와 합법성의 차이가 될까?


죽어 마땅한 사람

아니, 죽여야만 사회가 안심할 수 있는 사람

시간은 그 들에게 의미가 없을까?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도 하니 어쩌면 시간이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1997년이후 우리나라에선 사형집행이 아직 없어

법상으로는 사형제도가 살아있으나,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되어진다고는 한다


영화는 보는 이들의 시각의 각도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질 부분들이 많다

텍사스의 유망한 철학교수 게일

그는 사형제에 대해 반대하는 데스워치의 텍사스 지부장이기도 하다

아무리 외쳐도 바뀌지 않는 사형제도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가 그가 계획한 것일까?


성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여제자와의 성행위부터

절친했던 동료를 강간 살해하고, 사형을 당하며

모든게 다 의도된 계획된 것임을 비디오 테잎으로 사행 집행후

사회에 알려 억울한 사형제도에 대한 것을 알리려했던 게일의 그 계획


여제자와의 성행위후 강간당했다고 고발케한 것부터가

계획의 시작이었을까?


영화의 마지막 아내에게 전달되어진 교수를 강간으로 고발했던 여학생의 엽서한장

'교수님이 짐작하실 것보다 훨씬 더 죄송해요'

이를 전달한 이가 게일과 함께 살인극을 조작한 더스티였기에

그 시작부터가 계획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짐작을 하게 되지만,

궁금증은 남는다


게일은 강간범으로 자신의 젊고 스마트하던 철학교수의 이미지를 버리고,

알콜 중독자에 거리의 부랑자가 된 모습을 보이고,

종극에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였던 콘스탄스를 강간하고 죽인 살인범으로

사형을 선고 받는다


그는 어떠한 변호도 거부하고 사형을 순수하게 받아 들이며,

사형수로서가 아닌 사랑하던 아들과 이혼을 했지만 아내에게

자신을 알리고자 신문기자인 블룸이란 여기자와의 인터뷰를 자청한다


영화는 두 장면이 서로 반복되어 이어져간다

인터뷰로 사형수로서의 게일과 살인사건전의 게일의 일상들이


게일과 콘스탄스는 친구이상으로 서로를 사랑했고,

또, 사형제도 반대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던 사이

그러한 콘스탄스가 어느날 갑자기 쓰러지고 백혈병이란 진단을 받는다


오래된 영화이니 스포일러가 되지는 않을 듯하여 결말을 말한다면

죽음이 예정된 콘스탄스와 게일, 그리고 역시 사형제도 반대에 열혈적이던

더스티 셋은 함께 공모하여 콘스탄스는 스스로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손을 뒤로 수갑을 채운채, 열쇄를 먹어버린다

이 모든 장면을 비디오로 녹화하여 게일이 강간 살인범으로 사형된 뒤

살인이 아닌, 자살이었음을


기자 볼룸을 통해 세상에 알려 사형제도의 잘못됨을 알리려하지만,

의구심이 든다


게일이 결백에 대한 항변없이 살인과 강간모두를 인정한 뒤에

법으로 정해진대로 사형이 집행된 것이 모순일까?


반대로 게일이 결백을 주장하고 싸웠음에도 법정에서 받아 들여지지 않은채

사형을 당한 것이라면 조금은 설득력을 가지겠지만,

반전을 위해 모든 것을 인정후 보여주는 결백은 조금은 기만적으로

비추어지는 건 아닐까?


죽음

사형

자살


영화는 어쩌면 이 모두를 다 포함하고 있는 듯하다

단어는 달라도 결국 결과는 죽음

스스로 죽는것인지, 자발적 죽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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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맑은 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세상의 모습들

그 흔들림에 몸을 맞길 것인지, 아니면 버틸 것인지, 싸울 것인지


평범한 이는 그 흔들림에 흔들리며

때로는 세상탓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흔들어라 흔들리지만 날라가거나, 꺽이지는 않으려한다고

스스로에게 위안과 다짐을 주기도 하지만


영화속 게일등은 바람에 맞서 싸운 것일까?

그 싸움의 의미는 알겠지만, 그 방법과 과정이 세상에 설득력을 전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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