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참 오래 함께한 불면이 겨울들어 밤이 깊어진 만큼 더 길어지나보다
다행히도, 요 몇일은 자다 깨다 없이 늦은 잠이지만 적은 시간이나마
잠이 들 수 있어 다행스럽다
불을 끄고 누으면 창밖으로 저 길 건너 먼 곳의 아파트 불빛이 비추어진다
사람들이 사는 곳엔 그 흔적이 시간에 무관하게 보여지나보다
세상속의 이야기들
이해가 어려운 많은 것들이지만
순응, 적응을 하고 또 때론 포기도 해가며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가느건가보다
생각이 마음이 지난 좀 더 젊었던 시절, 어렸던 시절로
돌아가게 되는건 왜일까?
옛 영화를 보고
옛 책들을 다시 보고
대학시절 술 안주로 겉멋에 떠들던 라캉과 푸코
프로이드는 웬지 싫어했으면서도
그 출발점이 된 둘의 철학엔 매달렸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융을 좋아했었는데,
마흔이 넘으면서 부터는 그의 철학이 두려워졌다
그의 책을 읽고 읽고 읽고 몇번을 읽었었지만
오십줄에 들어서면서는 책꽂이에서 나와보지 못한 듯하다
사르트르의 타자에 대한 논쟁
실존주의로 나이차이를 넘어 카뮈와 정신적 교류를 할 수 있었던
그 공통된 지향점이 다시 둘 사이에 절연까지도 만들게 했던
철학이나 사상, 추구점들은 어떤 것일까?
카뮈의 갑작스런 죽음뒤 그의 초라한 묘석위에
놓고간 사르트르의 만년필이
지금도 카뮈의 묘를 찾는 이들이 꽃이 아닌 펜을 놓고가게 됐다한다
젊은 시절에서
대학시절로 책읽기와 영화보기 생각이 다시 돌아가고 있다
원점, 출발점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일까?
쉼없이 달려온 듯하건만
방향이 맞았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라캉이 말한 욕망이 현실화되면, 더 이상 그건 욕망이 아니라던
아직 현실화된건 아무것도 없건만
내가 꾸던 꿈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
몇일 밤은 함께 할 책들이 오늘 왔다
적어도 이번주의 저녁엔 함께할 동무가 생긴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