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이 지났어도 초보를 벗어나지 못한 듯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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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꽃들이

하루가 다른 모습에 그 종류도 다양해져간다

어느 덧 벌써 3월도 다 가려나보다


오전 진료가 없는 월요일

아침 마당정리하고, 옥상정리하다보니

앵두나무에도 꽃들이 피어오르고

무화과나무, 치자나무에도 물이 올라오면서

푸르름을 보인다


다소 늦은 출근길

몇시간의 차이가 주는 여유로움

대학동창으로 부터 온 전화


대학시절 같은 실험조에

병동 실습도 같이 돌았던 친구

대학에 남아 교수로서의 경력을 쌓아오고 있는

친구가 아침 회진을 마치고

화가나 전화로 하소연을 한다


요즘 레지던트들은 너무 겁이 없고,

주관적으로 환자들을 다루는 모습에 어떤 내용인지는

자세히 말하지 않지만, 단단히 화가난 모양이다


주말사이 응급실과 병동환자에 대한 보고를

듣다 하도 화가 나서 중간에 나와

화풀이 하려 전화를 했다한다


그러다 자연스레 흘러간 그 시절의 우리 모습

벌써 30년은 흐른 뒤지만

사실, 지금도 그 때나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설 때면

불안감과 설레임은 변하지 않은 듯싶다


이미 초보딱지를 벗어났어야할 나이건만

아직도 의사면허를 취득한 지는 오래됐어도

여전히 초보의 기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분이다


트레이닝시절 은사님이 항상 하시던 말씀

같은 환자, 같은 증상이라해도 어제와 오늘 다름을

잊지 말라시던


흔히들 말하는 '사'자

판, 검사의 사자는 일사자 事

변호사의 사자는 벼슬하지 않는 선비를 칭하는 선비사 士

자를 쓰지만, 의사의 사자는 스승사 師자로

교수, 교사등과 같은 선생님으로서의 자리를 잊지 말라하셨던 말씀


학생앞의, 환자앞의

師자의 의미는 나를 먼저하면 나도 내 앞의 환자나 학생의 인생

자체를 다치게 하겠기에 그리 말씀을 하셨던 듯


친구와의 통화를 마치고 출근길에 지난 시절들에 대한

생각에 잡히게 된다

나도 계속 학교에 있었더라면,

지금 세대의 정서를 함께할 수 있었을까?


흔히 말하는 꼰대가, 아니 이미 꼰대지만 ^^

더 꼰대가 되있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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