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간의 연인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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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춥죠

전 K라 합니다

예전엔 곰이었다, 고맙게도 거리감이 좁아졌는지 친구들이 푸우라 불러주었답니다

하지만, 이젠 나이가 더 드니 바보곰이 더 어울리네요

몇일전엔

지나 던 한 학생의 어깨가 너무 무겁고, 쳐지고 흔들려 보여

다가가 가만히 안아 주었답니다

물론, 처음엔 놀라고 도망하려하다

어느새 다시 다가와 제 품에 안겨 울더군요

오히려 제가 더 편해지고 미안하더군요

저 대신 울어주는 듯해서

외로워서 왔습니다

퇴근후 평소와 다른 방향의 길이 뚫려있어 그냥 방향을 바꾸어 가 보았습니다

가다 신호등이 말하면 그 쪽으로 가보고

저 쪽으로도 가 보고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이 동네는 여관이 참 많네요

신호가 붉은 색을 보이고 마침 옆에 빈자리가 있어 주차를 하고

포장마차가 있어 오뎅하나를 먹었습니다

오랫만이라 그런지 가격이 많이 올랐더군

옆의 떡뽁기 국물에 오뎅을 묶혔다가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면 안된다고

왜 안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안되는건가봅니다

아!

오뎅을 좋아하신다구요

에이, 진작 알았으면 좀 싸왔을텐대

여기서 먼곳도 아닌대

이름이 어찌 되시죠

수지?

영화속에서 따오신건가요?

대답없던 그녀는 나중 나가면서 말을 해 준다

아뇨, 그냥 가수이름중 하나라 넌 수지야하고 삼촌들이 붙여준 듯해요

삼촌들이 오늘부터 넌 수지야 해서 수지가 댔어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나 오늘 내 안에서 뭔가 나간 듯해서 방향을 잃다 왔답니다

그냥 허락되는 시간만큼만 안고 있을께요

괜찮을까요?

등을 돌려주세요

등뒤로 가슴을 안고 수지씨 등뒤에 얼굴을 잠시 묻고 싶답니다

처음보도, 길지 않을 시간이지만 우리 아주 오래된 연인의 마지막 작별처럼

상황감정을 만들어도 될까요?

나이로 보라 내 한 참 오빠일 듯한대,

하는 짓은 아주 어린 군대가는 동생같죠?

가슴이 따스하네요

고마워요

그 옆 수건좀 주실래요

등뒤에 조금 제 눈물이 묻은 듯한대 닦아드릴께요

옷을 입으려 일어나는 그녀를 보니

음모가 참 이쁘네요

다듬나요?

시간이 될때면 방안에서 할게 없을 땐

머리, 손톱, 발톱의 색이나 떄론 음모를 가위로 모양내면서

놀아요

하기 전과 후에 사진을 찍고 둘을 비교하며 혼자 희희덕거리다보면

아저씨처럼 저흰 사무실이라 불러요

사무실에서 전화가 오면 옷을 입고 나오죠

처음엔 언제 나오게 될지 몰라 불편했는데,

이젠 익숙해지니 오히려 불규칙한 나들이길이 더 줄겁고는 해요

어떤땐 나가보면 비가오고, 눈이 오고, 해가 떠 있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고

방문을 열면 어떤 때는 어린 친구가 어떤때는 노동을 하시는 듯한 분이

어떤 때는 뚱뚱하게 배만 보이시는 분이 히히히

오늘은 같이 제 등과 가슴만 안아 주시는 분은 처음이네요

우리 오늘 1일로 할까?

좋아요

그럼 2일은 언제죠?

그건 솔직히 나도 모르겠어

너하고만이 아닌 나하고의 2일도 언제일지 잘 모르겠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