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로주점의 사전전 의미를 풀이하면 조금은 딱딱해진다
선술집에서 술잔을 놓기 위해 널판지로 만들어진 상, 그리고 그 위에서 놓여진 술잔들
유의어로는 선술집이 있다고 한다
참 멋없다
에밀졸라의 작품 목로주점속 여주인공은 그 시대가 그러했었던지, 평범한 가난속의 불행한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인은 끝내 행복이라는 반전없이 그 시대의 특별하게 악하지는 못하나 불행속에 난폭해지고, 술독속에 빠져 버리는 몇몇의 남자들속에서 결국은 초라한 죽음을 맞이한다
에밀졸라의 목로주점은 우리의 정서속 선술집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이 옥상 문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에 생각이 나는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김연숙이란 옛 가수가 불렀던 노래
'멋들어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 곳에서 껄껄껄 웃던
멋들어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으로 찾아오라던
이왕이면 더 큰잔에 술을 따르고
이왕이염 마주앉아 마시자 그랬지
그래 그렇게 마주 앉아서
그래 그렇게 부딕혀보자
가장 멋진 목소리로기원하려마
가장 멋진 웃음으로 화답해줄께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이 노래가사중 가장 맘에 와 닫는 것은 마주 앉아 껄껄껄 별 의미도 없는 가벼운 헛농담속의 대화들
세상속의 지침을 그져 서로 헛웃음으로 잠시나마 날려 보낼 수 있는 그런 선술집
화려한 인테리어는 없어도, 삐걱이는 탁자에 불안한 의자위에 큰 덩치를 앉히고, 흔들 흔들 천장위 전선위에 메달린 백열등의 흔들림에 마주한 친구의 얼굴도 마치 웃는 듯이 느껴지는 그러한 선술집에서 빈대떡몇점에 김치와 고추를 안주삼고,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동무로 한 세상, 한 세월을 그냥 그렇게 보내는...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속 여주인공도 행복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져 힘들게만, 지치게만 살다 초라하게 죽어간 것은 아니다
우리의 삶속엔 비오는 날엔 빗소리에
해가 밝은 날엔 또 그 속에
또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에 내일도 또 살아가게 되고
그렇게 한 해, 두 해 나이가 들어가게 되나보다
비가 연이어 온다
쉽게 그칠 비는 아닌 듯하다
점심은 아내와 수제비와 녹두전을
아쉽게도 탁주한 잔을 함께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비오는 날의 구실은 한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