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지붕위에 올라 바이올린을 키고 싶어진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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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

그리운 시간

그리운 계절


평소 잊었거나, 생각이 적었던 일들을 다시

생각케하는 마력을 겨울이라는 계절은 가진 듯


겨울이면 눈에 덮힌 산을 혼자 오르고는 했었다

덕유산을 자주 찾았었지만,

케이블카와 스키장으로 인해 사람이 많아진 뒤로는

소백산이나 용문산, 치악산, 속리산, 오대산 등등

다른 곳들을 오르고는 했었는데


겨울의 산행은 누군가와 함께하기 보다

혼자 오를때가 더 많았던 듯

조금더 나이가 어렸을 때

40대엔 저녁을 산아래에서 먹고 오르기 시작

적당한 곳에서 비박을 하고 맞이하는 새벽 산공기의 느낌이 참 좋았었는데


이 계절이 되면 이유없이 자꾸 떠오르고

또, CD로 구매한 영화를 돌려보고 또 보고

차에서 그 음악을 듣고 또 듣고는 하는 Fiddler on the Roof(지붕위의 바이올린)

사실 그 배경과 겨울이 특별하다 할 수는 없겠지만

겨울이면 유난히 생각나는 뮤지컬영화다

박해속에서도 전통을 잊지 않으려는 아버지세대의 유태인

시대가 바뀌면서 전통속에서도 아버지라는 위치를 잡아가는 모습

부의 상징이 거위가 몇마리, 오리가 몇마리, 닭이 몇마리

더 있고 없고

그런 부를 가지면 주변인들이 지혜로운 자로 인정하여

자신에게 의지하고 의논할 거라는 생각


지붕위의 바이올린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시대의 변화속에 놓은 아버지가 지키려는 전통과 타협이라 해야하지 않을까?

전통을 지키고 싶지만,

자식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스스로 그 전통을 벗어나지 않았어하며

자식들의 편을 들어주고 품게 되는 아버지의 모습


유태인의 그 시절 전통은 연애결혼이란 없었나보다

아버지 테비에는 그 시절 사랑하는 가난한 재봉장이와 결혼하려는 첫째딸

중매쟁이를 통해 들어온 부유한 정육점의 아버지또래 나이많은 중매처를 거부하는 것은 결혼에 앞서 유태인들의 전통을 거스르는 것이기에 아버지는 받아 들이기가 어렵지만, 딸의 행복을 위해 아내를 설득하는 과정에서의 모습

둘째딸은 더 한 모습을 보인다

사랑하는 사회운동으로 도망자인 이방인 대학생과의 결혼을 이야기하면서

아버지에게 허락을 받고자 함이 아닌 알려드리는 것이라는 말에

화를 내지만, 결국 둘의 사랑에 행복을 빌어주는 모습


셋째딸의 모습은 그 당시 시대에선 받아 들이기 어려웠던

비유태계, 러시아 군인과의 사랑

유태계를 탄압하고 지배하던 러시아 군인과의 사랑

테비에는 첫째와 둘쨰와는 달리 셋째의 사랑만은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어하지만 결국 자식의 행복앞에 지고 만다. 셋째달을 용서하고 행복을 빌어주는 아버지의 모습


테비에는 딸들의 결혼과 사랑을 보며

궁금해진다. 얼굴조차 모른채 자신과 결혼하여 한 평생을 함께한

아내에게 묻는 노래 ‘Do you Love Me’,

자신을 사랑하냐 아내에게 묻고, 아내는 웃으며 푸근하게 답한다

‘아마 그런가 봐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게 사랑인것일지

아니면, 테비에의 그 넓은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의 가슴속을

살면서 느끼며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것인지


지붕위의 바이올린을 보면

내용을 알면서도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을 보면

오춘기, 갱년기가 맞긴 한가보다

시대를 품고 자기보다 자식들의 행복을 빌게 되는 아버지의 모습


결국 러시아로부터의 박해와 탄압에

남은 가족들과 함께 그들의 마을을 떠나는 마지막 모습

어둠속 지붕위에서 바이올린을 키는 한 남자

아마도, 그 어둠의 시대에서도 하늘가장 가까운 곳에서

아래를 품으며 고된 가족들에게 바이올린의 선율로 감싸주는 아버지의 마음이 아닐까?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그 다름을 느끼는건 나만은 아닐 듯

아니, 거리에 포니몇대가 다니고

집마다 전화기 있는 사람을 체크하던 시절을 살아왔었는데

수없이 많은 차들이 거리를 메우고

손마다 전화기들이 다 들려있는 이 시대가 다름은

당연한 것이겠지


하지만, 사람의 삶의 모습은 수백년, 수천년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로 흐르는 큰 물줄기는 분명 있으리라 생각하며

겨울, 눈에 쌓인 시골의 마을을 맘속에 담아본다


아쉽다

이젠 시골들이 작은 도시들이 되가고 있어

잃기 싫은 것들을 너무 많이 빼앗기는 기분이니

소백산은 눈에 덮혔다던가?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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