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눈이 오면 더 그리운 친구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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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졸업동기들간에 마지막 여행을 갔었던

강릉바다

추웠던 기억과 함께

한 잔술에 누군가 슬쩍 부르던 노래가

다들 한 명 두 명하다 다들 함께 불렀던 노래

조하문의 눈오는 밤

아직도 그 가사를 잊지 않는다

‘ 우리들의 사랑이 담긴 조그만 집에

옹지 종기 모여 정다운 이야기

서로의 즐거운 슬픔을 나누던 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시절

내 마음 속에 추억만 남아

오늘도 눈오는 밤 그날 생각하네

그 시절의 친구들은 어디에서 무엇할까?

우리들의 얘기할까?

누구를 마나든지 자랑하고 싶은

우리들으 친구 이야기들

세월이 흘러흘러가서 먼 홋날이라도

그 때 그 친구들 다시 만나젰지

오늘도 눈오는밤 그날 생각하네

….’


그 시절 말하던 오지 않을 줄 알았던 먼 훗날이

이제는 왔나보다

동기들중 열 손가락, 발가락을 다해도 모자랄 수의

친구들이 먼저 쉼의 자리에 들어선 나이가 되 버렸다

그 모래사장에서 함께 목놓아 노래하고

술기운에 추위를 잊던 친구들의 머리에 눈이 내린 나이가 되고보니

그 시절의 동기들이 그리워지나보다


그 시절엔 왜 그리도 어둠밤과도 같이 느껴졌었을까?

해부학실습시간은 항상 오후에 시작했었다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었던 실습시간

내게 주어진 것을 마쳐야만 끝났고,

다음 이어지는 이른바 ‘땡’시험

앞뒤를 다 잘라놓은 조직을 놓고 땡소리가 나기 전에

해당부위나 질문에 답을 쓰고 옆으로 옆으로 옮겨가야해서 붙여졌던

이름이 ‘땡’시험

그 시험때문에도 수업시간이 지났어도

실습실을 나가지 못하고 남아 되새김질을 하던 시절

6명이 하나의 카다바를 대상으로 1년을 보낸다

처음에는 두려움의 대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실습대에 올라있는 카다바도 내 실습조의 한 명이 되버리고

우린 그에게 이름도 붙여주곤했던 시절


그래도, 마지막 남은 누군가는 그 카다바를

실습실옆 냉장케비넷에 모셔다 놔야만 했었다

어둡고, 춥고, 음산했던 곳

실습조의 한 명은 여학생

뒤에 혼자라도 남게 되면 가운자락을 잡고 커피쏜다며

조금만 더 있다 가자던 그 친구는 지금 내과를 개원중에 있다


겨울은 추억을 부르나보다

어둠, 눈은 더더욱

올해는 도시엔 눈이 얼마나 오려나


덕유산의 눈을 참 좋아했었는데,

그 곳의 눈은 겨울동화와도 같이 밤을 새워올라 아침 해가 뜰때면

눈이 부시다 못해 청푸른 빛을 보였었는데

요즘은 케이블카로 관광객들이 몰려 땀흘려 올라가보면

어느새 삼겹살 냄새에 술판이 벌여져있으니 ㅜㅜ


자연을 그냥 둬 주면 참 좋으련만

그래도, 아직 소백산 정상위의 칼바람은 남아 있어 고맙다

올해는 어느 산을 오를 수 있을지

2-3년에 한 번은 올라 새해 해돋이를 보던 태백산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젠 잘 가게 되지를 않는다


사람도 좀 적고

눈도 있고

어둠아래 추억속 친구들도 만나다

밝아오는 햇살에 반사되는 눈을 보고 싶은 하루다


괜스레 열어본 ㅜㅜ

생각하지 못했던 세금명세서가 3장이 들어와 있다

회계사무실에 이건 뭐냐 문의를 넣어두었지만

이유있는 세금이겠지

눈이 세금을 덮어주진 못하겠지? ㅜㅜ


오늘도 올라오는 팬데믹 경기장의 스코어

작년 이맘때엔 1년뒤엔 이 경기가 끝나겠지 했는데

올해도 그냥 옹기종기 모여 정다운 이야기는 어렵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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