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근한 겨울산에 가고 싶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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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 그런가?

아니면, 요즘 내 맘이 그런가?

무거운 글, 무거운 책보다 가볍게 쓰고 가볍게 읽으면서 잠들고 싶어지는 일상들이다.

침대옆에는 시집과 산문집들을 모아두고

그 날 그 날 맘이 닫는 책을 읽게 된다

문제는 지겨운 불면증

책을 잡기가 두려운 것이 잡으면 두께에 무관하게

다 읽고서야 잠이 들다보니 아내가 자꾸 책들을 치워버린다


어제저녁엔 그 분도 기억을 할까?

한 모임에서 인사를 나누고

몇번의 자리에서 나이를 넘어서 서로 대화가 통한다고

좋아했던 시인 나태주씨의 산문집 ‘부디, 아프디마라’

를 읽었다


말이 산문집이지, 수필을 가장한 자서전인 듯

다음에 뵙게 되면 놀려드리고 싶다

그렇게 자기에 대해 쓰고 싶으셨냐고 ^^


내 고향은 충남 공주 금학동

동학혁명의 마지막을 고한 우금치고개 옆이 내 고향이다

나태주시인은 그 공주에서 초등학교 교장까지

마치고 은퇴를 하셨던 분

금학동 내 고향집앞에는 작은 시냇물이 흐른다

제민천

다른 천들은 대부분이 북에서 남으로 흘러 강에 합류를 하지만

제민천은 남에서 북의 방향으로 글러 금강으로 들어선다


나태주시인의 이번 산문집에선

그 제민천이야기가 나온다

공주여고, 그 뒤로는 탱자나무 울타리로 길게 길이 나 있었고

그 안에는 뽕나무들이 있었다


공주여고 건너편이 공주교대부속초등학교

내가 입학했던 학교다


‘늙은 사람이 된 것은 저절로

거저 된 일은 아니다. 그 동안 많은

세월을 살았고 또 견덨기에 늙은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내가 늙은 사람인 것이 좋다.’


“’물보다 진한 것이 피이고 피부다 진한 것은 시간이다’그러므로 오랜 친구가 소중하고 이웃이 소중하고 가족은 더욱 소중한 존재이다”


‘사람은 마음을 비우면 죽는다고, 그 대신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는 것이 좋겠다.

사람은 살아 있는 이상 마음을 비울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은 물컵이 아니다. 결코 비울 수 없다. 만일 비울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이거나 속임수일것이다. 사람이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생명 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슬프다, 우울하다, 불행하다고 말하는 건 마음속에 슬픔과 우울과 불행의 감정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오게 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그런 감정들을 줄여나가야한다. ‘


‘사람은 하라는 대로는 하지 않지만 본 대로는 한다’


‘한 때는 평생을 잊지 않겠노라 맹세를 두었던 사이다. 인생살이의 허무함이여, 인연의 가벼움이여, 인연의 무게란 도대체 얼마만큼이란 말인다.’


달라이 라마는 ‘한국인이 부유한 것은 맞다. 그러나 행복하지는 않은 것 같다’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떄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시인은 그게 행복이라 노래를 한다


글을 쓰는 스타일이 책의 문장을 옮기는걸 즐겨하지 않다보니 그냥 여기까지만… ^^ 다만, 한 가지는 꼭 적어 옮기고 싶다. 이는 나태주 시긴이 한 말은 아니지만, 조지훈 선생의 생가를 가면 삼불차라는 가훈이 걸려있다 한다

삼불차(三不借)

1. 금불차; 돈을 빌리지 않는다

2. 인불차; 사람을 빌리지 않는다

3. 문불차; 글을 빌리지 않는다

그냥 쓰여진 문장, 글보다 그 의미를 이 시대에 세기게 됨은 돈을 빌리지 않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신념을 가진 일을 해야할 것이고, 사람을 빌리지 않기 위해서는 내 인격, 나를 믿고 함께 길을 가는 자가 있어야하니 그 만한 수양을 쌓아야할 것이고, 글을 빌리지 않는다함은 나이를 떠나, 알고 모름의 깊이를 떠나 항상 부족함을 느끼며 배움에 목말라 하라 함일 테니

현대인들은 반대로 살아가는건 아닐지, 나부터 반성을 하게 한다

편함을 택해 남의 돈이나 돈이 될거, 눈을 번쩍이며 주변을 보고, 이용할 대상을 찾고, 내 그걸 모를거같아 하는 작은 그릇이 채워진 것에 만족하는 건 아닌지


매년 겨울산을 오르고는 했었다

금년에는 어느 산을 오를 수 있을까?

산 아래에서 바라보는 눈에 쌓은 봉우리들을 보고 있으면 푸근해진다

눈덮힌 산길을 오르다보면 땀이 나고

나무 가지에 쌓인 눈이라도 얼굴에 떨어지면 산행의 고단함이 녹아드는 겨울산


하긴, 겨울산은 멀리서 바라보기만해도 푸근해진다

나태주시인이 좋은건 그의 글들이

그렇듯 푸근해서인 듯

좋은 시인지, 잘 쓰여진 시인지는 감히 내 잘 모르겠다

그냥 푸근해서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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