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되기 전의 덕유산을 올라본 적이 있었다면
아마도, 설악산 케이블카논란이 일어날 때 겁을 먹지 않았을까?
점심을 먹고 오르기 시작했던 덕유산
정상 향적봉위엔 산장이 있었다
산장지기님의 성함도 기억이 난다
같이 늦은 저녁 소주한 잔을 기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속
산만을 찾아 수십년을 살아오신 분의 이야기에 취해
안주하나 없이도 술술 잘 들어가던 술 한잔
새벽에 일어나 미쳐 아침해가 뜨지도 않았건만
온 세상은 눈으로 이미 밝아 있었다
떠오르는 햇살에 반사된 눈은 현실감을 잃게 하던
눈푸른 색
영화 히말라야를 보면 보안경을 벗어 눈이 머는 장면이 나온다
왜 그러하게 되는지를 알게 해 주던 그 빛
그 덕유산이 스키장이 들어서고
케이블카로 향적봉을 오르게 되면서
이제는 사방에서 삼겹살 냄새와 함께 관광버스에서
쏟아낸 관광객분들의 발에 눈은 굳어지고 사라져 버렸다
개발은 아쉬움보다 두려움을 준다
오늘도 출근길
내가 그리도 좋은지 서울이 싫어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했건만
자꾸만 서울이 다가온다
30분이면 출근하던 길이 1시간으로 길어져버렸다
바로 가는 길을 포기하고 청계산 자락의 좁은 길로 돌아 돌아
출근을 하지만
그 곳도 무언가가 들어서는 듯 공사차와 길가엔
공사관계자들의 차가 수백미터 주욱욱 주차가 되어져 있는 것을 보니
조만간 이 길도 포기를 해야하나보다
사람은 산을 깍는 대상
자연을 꾸미는 대상으로 보나보다
누군가 그랬었는데, 신은 자연속에 인간을 두었지
인간아래에 자연을 둔게 아니라고
언젠가 아내와 아들과 함꼐 여행했던 북해도
일본에서도 북해도는 특별한 곳이다
독립된 섬에서
일본 본토에 편입되고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정부시절
영어를 배우면 가장 먼저 익히는 문장중 하나
‘Boys, be ambitious!’
를 말한 윌리엄 수미스 클라크박사가 북해도 개척에 앞장섰던 것을 보면 일본과 미국의 인연은 묘하듯 싶다. 북해도 도시샤 대학교엔 윤동주와 정지용의 시비가 있어 더 반가웠던 곳
그 북해도엔 겨울도시의 대명사 비에이가 있다
그 곳은 몇일을 머물러도 시간이 멈춘 듯했던 곳
순백의 도시
‘오뎅키데스네’
로 기억되어지는 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됐던 오타루의 설원은
사람을 멈추게 만들어버린다
세금 청구서와 카드 결제용지가
날 멈추게 하기보다
이 겨울 눈부심이 내 맘과 시간을 멈추어주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눈을 감고
현실밖의 세상속에서나마
세상이 늬가 뭐라 하든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순백의 흰 눈의 세상속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나무 한 그루가 되보련다. 오늘 하루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