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다른 토요일과 다름이라면 출근을 하지 않았던 덕분에
아침에 조금 더 잘 수 있었고
낮에 쉼의 시간을 선물 받았다는 것일뿐
다른 날과의 차이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간도
내일, 일요일이라는 여유의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어 감사하다
그래도 신년이라 하니 내일이 지나 그 다음날이면
새로운 시간이 시작된다는 기분을 가지려 해 본다
역사안에 아직 기차가 들어오지 않은 빈 철로위를 바라보는 기분으로
내일이 지나 들어오기 시작할 기차들을 대할 역장이 되어
먼 산위에 뜨기 시작한 해를 바라본다
졸다 읽다
읽다 졸다
하루 종일 그러한 듯
이젠 지난 해가 되버린 12월 후반기에 구매했던 책
오랜 시간 좋아했었던 아스메 소세키의 수필집 '인생의 이야기'를 반은 읽었나보다
그의 문장은 참 독특하다
무엇이 그를 그렇듯이 건방지고, 자신감 넘치게 했었을까?
한 창 신문명을 받아 들이고, 서구화의 맛을 들였었던
그 시절의 일본 지식인의 오만이었을까?
그의 다른 그 어느 소설보다 그의 건방진 툭툭던지는 문구들로
그득한 수필집이다
이번이 두 번째 접하나보다
처음으로 읽었던 시절은 아마도 군 훈련을 받던 경북 영천 삼사관학교였었던
그의 책으로 처음 접했던 것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그 뒤 훈련을 가면서 몇가지 물품과 함께 넣어간 것이 이 책이었었던 듯
'선한 사람만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화나는 일이 많다
약한 사람만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마음이 편할 일이 없다
사람을 숭배하지 마라, 사람을 경멸하지 마라
태어나기 전을 생각하지 마라, 죽은 후를 생각하라
사람을 보면 그 마음속을 보아라
그렇게 할 수 없으면 일은 시작도 하지 마라
수박의 좋고 나쁨은 두드려보면 알 수 있지만, 사람의 높고 낮음은 가슴속의 예리한 칼을 휘둘러 둘로 쪼게 보아야 알 수 있다. 두드려서 알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
선생에게 야단맞았다고 해서 자신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마라. 또한, 칭찬받았다고 해서 자신의 가치가 올라갔다며 우쭐하지도 마라. 학은 날고 있어도, 자고 있어도 학이다. 돼지는 울어도, 짖어도, 돼지다.
바보는 백명이 모여도 바보다
사람을 보라, 금시계를 보지 마라, 옷을 보지 마라, 도둑은 우리보다 더 멋진 옷을 입는 사람이다
..........'
뻐한 얘기들이지만
웬지 새롭게 읽혀서 늦은 시간 몇자 적어본다
잊기 전에
철로를 따라 새로 들어올 열차를 맞이하는 나를 내일 하루 더 다스릴 시간을 얻었다
오늘의 시간은 사실 잃은 것들이 많다
나에 대한 자제
나에 대한 스스로의 평형감을 잃었다
인간의 평균삶의 시간이 늘었다고들 한다
어찌 보면 그 시간은 얻은 것일지
아니면, 유통기간을 늘려놓은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이들어 더 안락한 삶의 의미를 논할 시간을 얻기 보다는
생계형 노동의 시간이 주어진 것은 아닌지
또, 더 보지 않아도, 느끼지 않아도, 겪지 않아도 될 것들을 겪어야할
시간을 늘려놓은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인생 2막을 논하고, 꿈꾸지만...
어쩌면 시대는 그러기엔 당신은 너무 늙어 버렸다고 비웃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이 든다
새로이 들어오는 열차안에 무엇이 담겨있든
역장으로서 기쁘게 맞이할 준비를 내일은 해 두련다
인생 2막, 반환점이 언제였는지는 몰라도 반환점을 돌았어도
아직은 너무 늦지 않았음을 보여줄 수 있게
건강검진을 받아본지도 7~8년은 넘는 듯하다
올해는 꼭 받아봐야겠다 손과 발이 부어 좋아하는 연필의 촉감이
그 느껴짐이 달라지는게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