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글들
옛 시들을 읽다보면 함축미를 느끼게 되고
아, 이게 바로 말들하는 그 내공이구나 싶을 때가 있다
소지영월(小池影月)
작은 연못이지만 달그림자를 품어 안는다는 뜻의 한자어를 멍하니 바라본다
크던 작든 달은 그 그림자를 그에 맞게 드리운다
그릇이 작고 못생겼으면 작게 그릇에 맞게 담으면 되는 것이겠지
더 많이 담고
더 치장하고 싶어 살아온 세월의 삶들이 아니었었을까?
망치면 어떤가?
망쳐도 그 망친 것이 내 삶안에 남는 것이라 믿고 싶다
주자는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나쁘다고 하여 베어버리려고 들면 풀 아닌 게 없고, 좋다고 하여 취하려 들면 꽃 아닌게 없다'(若將除去無非草, 好取看來是花)
멍한채 있는 시간
어쩌다 오고가는 것보다는 인연으로 만나 함께 하기를 바라기에
북적이는 진료실보다 조금은 여유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가능한한 예약으로 내 전공환자분들과의 자리를 하려하여오다보니
우리의 의료시스템하에서는
그 진료수에 따른 숫가체제하에 있어
1분을 진료하든 1시간을 하든 숫가는 동일하기에
운영에는 어려움과 버거움을 가지지만 마음은 편하다
망친 그림도 내 그림이기에 간직하 듯
어쩌면 맞지 않는 삶의 방식이었다해도 내 삶의 방식이기에
소중하게 지키며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몇 년뒤
병원을 접고 아내와 떄로는 남쪽땅의 어느 마을에서
때로는 동쪽해변가에서, 그러다 인연이 되면 내륙깊숙한 마을에서
내 일할 수 있는 병원이 있다면 머물면서 1-2년씩
이 땅을 접해보면서 살기로 했다
여행은 사는 것이라 했었으니
태어나 살아온 이 삶을 누군가는 소풍다녀간다고 했듯이
이왕 여행하고 소풍의 인생이라면 나무처럼 한 곳에
그 뿌리를 잡혀있는 것은
활보할 수 있는 두 다리를 가진 자유를
포기하는 것일 테니
가지려, 쥐려하기 보다 홀가분하게 놓으면서
유통기간이 지난 뒤의 잉여의 시간들을 보내보고 싶다
또 하나, 할거야보다
하고 있어를 말하는 시간들로 …
망칠 수 있다는 건 했다는 의미일 테니, 망치더라도 해 보는 시간을 가지련다
잘하는 것보다, 즐기고 하는게 더 의미를 가짐을
너무 늦게 알아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