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쉬엄 쉬엄 가련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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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는 매력에 대해 영국 사회학학자이자 케임브리지대학 부총장이었던 데이비드 빈센트는 ‘낭만적 은둔의 역사’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자기 속도대로 갈 수 있으며 모든 인상에 마음이 열린다’

혼자라는 단어

외톨이가 아닌, 은둔과 같은 다소 철학적인 것이 아니라 해도

편안함을 느끼고, 쫓기듯 허둥대며 지낸 삶의 시간들에 대한

보상과도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 나만의 시간


현대인들은 휴식을 말하면서도

사실 그 얽매임에 스스로가 SNS나 이메일 등 다양한 온라인 매체들을 통해

스스로가 다시 군중, 인연, 관계 속으로 들어가게 됨을

나에게서도 느낀다


언젠가는 다 끊어야지 하며 핸드폰을 두고 산을 오르고

캠핑을 가기도 했었지만

그 역시나 억지로의 벗어남은 오히려 더 한 엮임을 만드는 듯해서

내 편할 대로 하고 싶을 때는 세상과 소통하고

귀찮을 때는 꺼 둠을 택했다


빈센트는 책에서 이렇듯이 말한다

‘안전하고 생산적인 고독은 선택이 만들어 낸다.

개인은 자유롭게 고독한 상태로 들어가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또한

‘‘혼자 살기는 후기 근대성의 병폐가 아니라 근대화가 지닌 장점들의 가치 있는 결과라고’


산에서의 비박, 캠핑을 즐기고 좋아한다

아니, 지금은 잘 가지를 않으니 좋아했었다가 맞을 지도 모르겠다

토요일 진료를 마치면 목적지 없이 길 막히지 않는 방향으로 떠나

해가 지는 시간이 되면 그 곳이 어디든 자리를 잡고

해지는 것을 보곤 하던 때가 있었다


어둠 속 텐트, 때로는 침낭에 의지해 잠을 청하고

우리나라의 좋은 점 중 하나는 그 곳이 어디라 해도

멀지 않은 곳에 산사가 있어 새벽으로 올라 아침공양하고는

길이 막히기 전 올라오곤 했었는데


한 동안 하지 않던

캠핑, 산에서의 비박을 다시 시작해볼까 한다

어둠 속 혼자 느끼는 밤공기와 산, 바다에서의

다양한 소리들의 즐거움을 가져보련다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가련다

급할 거 뭐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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