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도, 일상의 소중한 선물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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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알려져 식상할까?

일본의 작은 동화같은 이야기를 담았던 책 한 권

'우동 한 그릇'

일본과 우리가 언제 살가웠던 적이 있었을까?

하지만, 나라와 나라의 관계와 달리

사람과 사람들의 이야기는 조금은 또 다를 수도 있는게 아닐까?

주로 일본의 시골길

골목을 걷기를 좋아하곤 했는대

흔한 맛집 리스트와는 거리가 먼 골목안의 어느 작은 우동집이나 선술집들

3년전 불현듯이 계획도 없이 떠난 짧은 여정의 나들이길

기타큐슈의 한 작은 마을 야마구치현의 골목들을 카메라 하나들고

걸었었다

해가 지고 보이던 불빛의 작은 집

일본말을 모르기에 메뉴를 하나하나 알 수는 없었지만

우동 하나를 손짓으로 주문하니 옆에서 한 잔의 술을 드시던 노인분께서

고기 몇점과 한 잔술을 건네주신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아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나름대로 그 분은 또 그 분 나름대로 서로 제각각 알아 들으며

웃음을 지으며 통역기로 물어보니 주신 고기는 소염통부위라 한다

그 집에서 제일 맛난 거라 한 번 먹어보라고

아내와 둘이 우동 한 그릇과

몇점의 고기, 그리고 술 한잔에 인사를 나누며 다시 다섰던 골목의 여행길

삶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면

그 속엔 선물도 많이 담겨 있을 듯 싶다

그 뒤 몇년간 계획없이 그냥 불현듯 우리 어디 가 볼까를 해 보지 못했던 듯

골목여행을 하고 싶다

하루 종일 비가 온다

어제 퇴근길, 지하철 양재역의 지하상가내 우동집에서 우동 한 그릇을 시켜 점심을 먹었다

혼자여서일까?

아니면, 그 복잡함이나 분위기 때문일까?

곁의 사람들이 바쁨이 전해져서 일까?

그 때 그 우동맛이 유난히 빗소리에 떠오르는 일요일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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